보험 실무에서 레버리지(leverage)라는 용어는 여러 가지 사안을 가리킬 수 있다. 여기에는 영업레버리지(operating leverage), 재무레버리지(financial leverage), 보험레버리지(insurance leverage), 그리고 인플레이션과 트렌드의 레버리지 효과(leveraged effect)가 포함된다.
일반적인 재무 전문가들에게 가장 익숙한 형태는 재무레버리지와 영업레버리지다. 영업레버리지는 고정영업비를 고정비와 변동비의 합으로 나눈 비율로 정의된다.
재무레버리지는 재무 분야에서 가장 흔히 논의되는 레버리지로, 투자 목적의 차입금(부채) 사용을 가리킨다. 이는 회사의 부채를 부채와 자기자본의 합으로 나눈 비율로 측정한다.
레버리지는 작은 힘으로 큰 것을 움직이는 지렛대에 비유된다. 자기 돈에 빚이나 책임을 얹으면 잘될 때 수익이 크게 늘지만, 잘못되면 손실도 크게 불어난다. 즉 레버리지는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확대한다. 이 글에서는 특히 보험 부채가 만들어내는 보험레버리지와, 초과손해 계층에서 트렌드가 증폭되는 레버리지 효과가 핵심이다.
그러나 보험계리사에게는 보험레버리지가 매우 중요한 항목이다. 보험레버리지는 보통 손해준비금을 잉여금(surplus)으로 나눈 비율로 측정된다.
이는 회사의 목표 자기자본수익률(ROE)을 정하고 위험과 수익의 상충관계를 평가하는 계리사에게 특히 중요하다. 레버리지가 이 상충관계 평가에서 결정적인 이유는, 잠재적 투자의 위험과 수익을 동시에 확대하기 때문이다. 보험레버리지가 커질수록 주주 자기자본수익률의 변동성도 커진다.
계리사나 보험 전문가는 보험사가 사용할 레버리지 수준을 정할 때 여러 사안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는 레버리지가 높은 회사일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재무등급(financial rating), 그리고 투자자가 자본 출자에 요구하는 수익률인 자본비용(cost of capital)이 포함된다. 보험산업에서 레버리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보험 부채의 확률적 성질 때문에 생기는 파산확률(probability of ruin)이다. 한 견해에 따르면, 투자자산 수익률이 인수손실을 손해준비금으로 나눈 비율(준비금 조달비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보다 낮으면 보험레버리지는 불리하다.
계리사가 이해해야 할 또 다른 측면은, 인플레이션과 그 밖의 트렌드가 초과손해 계층(excess layers)에 미치는 레버리지 효과다. 예를 들면 가장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재보험자가 청구 1건당 $100,000을 초과하는 손해(초과손해 재보험의 출재점, attachment point) 전부를 보험계약자에게 보상한다고 하자. 또 계약자가 겪는 각 유형의 청구 비용이 연 10%씩 증가한다고 하자.
1년차: 계약자에게 총비용 $90,000와 $110,000인 청구 두 건이 있으면, 재보험자는 $10,000($110,000 청구가 출재점을 $10,000 초과)을 부담하고, 계약자의 순손해는 $190,000이 된다.
2년차: 10% 트렌드에 따라 비슷한 청구들의 비용은 각각 $99,000와 $121,000가 된다. 재보험자는 $21,000(청구 한 건만이 출재점을 초과)의 손해를 입고, 계약자는 $199,000을 보유(retain)한다.
그런데 재보험자에게 함의되는 트렌드는 10%가 아니라 110%다(2년차 초과손해 $21,000 ÷ 1년차 초과손해 $10,000 = 2.1, 즉 110% 증가). 이를 초과손해 계층에 대한 트렌드의 레버리지 효과라 부른다. 이는 재보험 요율산정에 관여하는 계리사에게 특히 중요한 사안이다.
위 식에서 Lj는 각 청구의 손해액, a는 출재점, g는 손해 트렌드(예: 10%)이며, Σ는 출재점을 초과한 부분만을 합산한다. 출재점이라는 문턱 때문에 같은 10% 트렌드라도 초과 부분에서는 훨씬 큰 증가율로 나타난다.
출재점 $100,000. 1년차 청구 $90,000, $110,000. 손해 트렌드 연 10%. 재보험자가 체감하는 트렌드는?
1년차 초과손해 = max($90,000−$100,000,0) + max($110,000−$100,000,0) = $0 + $10,000 = $10,000. 2년차 청구 = $99,000, $121,000 → 초과손해 = $0 + $21,000 = $21,000. 따라서 재보험자가 체감하는 증가율 = $21,000/$10,000 − 1 = 110%. 손해 자체는 10%만 올랐지만, 출재점 위 계층에서는 11배의 트렌드로 증폭된다. 이것이 레버리지 효과다.
보험사의 레버리지는 은행과는 다른 구조를 갖는다. 보험사는 차입 부채가 아닌 보험계약 부채를 통해 레버리지를 일으킨다.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가 부채(보험계약 부채)로 인식되고, 이를 투자 자산으로 운용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이므로, 자기자본 대비 투자자산 규모(재무 레버리지)가 매우 크다. K-ICS는 이 레버리지를 지급여력 측면에서 관리한다.
K-ICS 체제에서 레버리지의 영향은 크게 두 방향이다. 첫째, 시장위험·보험위험 등 각 위험 요소에 대한 요구자본(분자)과 가용자본(분모)의 비율로 지급여력을 측정한다.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위험 충격 시 가용자본 감소 폭이 크고, K-ICS 비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둘째, IFRS17 도입으로 부채가 공정가치로 측정되면서, 금리 변동 시 부채 레버리지 효과가 즉각 손익과 OCI에 반영된다.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2024) 적용은 레버리지 관리와 연결된다. 해지율 가정이 보수적으로 조정되면 장기 부채 규모가 커지고, 이는 사실상 레버리지를 높이는 효과를 낸다. 보험사는 이를 고려하여 자본 확충(후순위채 발행 등)이나 재보험을 통한 부채 경감으로 레버리지를 관리한다.
현행 K-ICS는 가용자본의 양적 관리(비율 130% 이상)에 초점을 두지만, 2027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규제는 가용자본 중 기본자본(손실흡수력이 높은 질적으로 우수한 자본)이 전체 K-ICS 요구자본의 50% 이상이어야 함을 요구한다. 이는 단순히 레버리지 총량이 아니라 자본의 질을 통해 레버리지 위험을 통제하는 방향이다. 국내 보험사들은 기본자본 비율 확보를 위해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의 기본자본 인정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2026.6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