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경제학(financial economics)에서 변동성(volatility)은 어떤 증권의 가격이나, 무위험 이자율 같은 경제변수의 값이 갖는 단기적 불확실성(short-term uncertainty)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블랙–숄즈–머튼(Black–Scholes–Merton) 모형에서 주가 S(t)는 다음 확률미분방정식(SDE)으로 지배된다.
여기서 Z(t)는 표준 브라운 운동(standard Brownian motion)이며, 이 식에서 σ가 바로 자산의 변동성이다. (자산가격의 경우 변동성을 보통 현재 자산가격에 대한 비율로 표시한다. 그러면 호가 변동성이 단위(numeraire)나 증권의 액면 분할에 영향받지 않는다.)
변동성은 한마디로 수익률(자산가격의 비율 변화)이 얼마나 들쭉날쭉한가를 표준편차로 잰 값이다. σ가 크면 가격이 크게 출렁이고(위험이 큼), 작으면 잔잔하다. 위 SDE에서 μdt는 평균적으로 기대되는 수익(추세), σdZ는 그 주위의 무작위 흔들림이며, 이 흔들림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 σ다.
변동성은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 과거 가격자료(예: 일별 가격)를 이용한다. 블랙–숄즈–머튼 모형의 경우 이 자료는 일별 가격의 비율 증가율을 주는데, 이들은 모두 독립이고 동일한 분포를 따르는 로그정규(log-normal) 확률변수로 가정된다. 따라서 모수 μ와 σ, 그리고 그 표준오차를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실세계(real-world) 위험관리에 적합한 접근이며, 이렇게 얻은 추정치를 역사적 변동성(historical volatility)이라 한다.
실무에서는 일별 수익률로 추정한 변동성을 연(年) 단위로 환산해 호가한다. 수익률이 독립이라는 가정 아래 분산은 기간에 비례하므로, 표준편차는 기간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즉 1년 거래일을 약 252일로 보면 다음과 같이 환산한다(원문에는 없는 보충식).
둘째, σ는 개별 파생상품 가격으로부터 역으로 추론할 수 있다. 예컨대 블랙–숄즈 공식에서 유럽형 콜옵션의 가격은 현재 주가 S(t), 만기까지 기간 τ, 행사가 K, 무위험 이자율 r(모두 관측 가능)과, 관측 불가능한 변동성 σ에 의존한다. 그런데 옵션의 현재 시장가격을 주어진 값으로 받아들이면, σ가 유일한 미관측 변수이므로 옵션 가격으로부터 σ를 역산할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추정치를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이라 한다.
이상적으로는 모든 거래되는 옵션에 대해 내재변동성이 동일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아서, 내재변동성은 크게 외가격(out of the money)이거나 크게 내가격(into the money)인 옵션일수록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시장조성자들이 (1) 수익률이 정규분포보다 꼬리가 두껍다(fat-tailed)고 보거나, (2) S(t)의 변동성이 일정하지 않고 시간에 따라 변한다(time varying)고 가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같은 만기의 콜옵션 두 개가 있다. 하나는 행사가가 현재가에 가깝고(등가격), 하나는 현재가보다 훨씬 높다(깊은 외가격). 두 옵션에서 역산한 내재변동성이 서로 다르게 나왔다. 무엇을 뜻하는가?
블랙–숄즈 모형이 옳다면 두 내재변동성은 같아야 한다. 깊은 외가격 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높게 나왔다면, 시장은 큰 폭의 가격 급등 가능성을 모형이 가정한 정규분포보다 더 크게(두꺼운 꼬리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 행사가별 차이를 그리면 흔히 변동성 미소(스마일) 모양이 되며, 이는 일정 변동성 가정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래서 GARCH나 확률변동성(stochastic volatility) 모형처럼 변동성이 시간에 따라 변하도록 한 모형이 쓰인다.
변동성은 K-ICS 시장위험 요구자본 산출의 핵심 입력값이다. 금리 변동성은 금리위험 요구자본, 주가 변동성은 주식위험 요구자본, 환율 변동성은 외환위험 요구자본 산출에 각각 사용된다. K-ICS 표준모형에서는 사전에 정해진 충격 배율(예: 주식 ±40%, 금리 ±Δ bp)을 적용하여 변동성을 암묵적으로 반영하는 반면, 내부모형 보험사는 시장 데이터에서 추정한 역사적·내재 변동성을 직접 활용한다.
금리 변동성은 IFRS17 보험부채 평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금리 변동에 따른 부채 현재가치 변동은 OCI(기타포괄손익)로 처리되는데, 금리 변동성이 높을수록 OCI 변동폭이 커져 자기자본의 안정성이 낮아진다. 보험사들이 ALM 전략을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OCI 변동성 관리다.
내재 변동성(implied volatility)은 국내 보험사의 보증 옵션 평가에도 중요하다. 변액보험의 최저보증(GMDB·GMIB)을 블랙-숄즈 모형이나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으로 평가할 때 주가 내재 변동성을 핵심 입력값으로 사용한다. 또한 연금 전환 보증 평가에는 금리 내재 변동성(스왑션 변동성)이 활용된다. 시장 변동성이 급등할 경우 이러한 보증 부채의 공정가치가 크게 증가하여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EIOPA(유럽보험연금감독청)의 솔벤시II에는 변동성 조정(Volatility Adjustment, VA) 메커니즘이 있어 시장 변동성이 급등할 때 할인율을 올려 부채를 낮춤으로써 지급여력 변동을 완화한다. 국내 K-ICS는 이와 유사한 유동성 프리미엄 조정을 IFRS17 할인율에 포함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를 통해 시장 변동성 급등 시(예: 금융위기) 보험사의 K-ICS 비율이 과도하게 하락하는 것을 일부 완충하는 효과가 있다. 내부모형 보험사는 변동성의 시변성(GARCH, 확률변동성)을 모형화하여 요구자본을 보다 정교하게 산출하며, 이 접근은 감독당국의 내부모형 승인 심사에서 핵심 검토 항목이다(2026.6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