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거래(arbitrage)의 개념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주어진 투자기회의 집합에 대해, 위험 없는 이익을 보장하는 거래전략이 존재하는가? 만약 존재한다면 차익거래 기회(arbitrage opportunity)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일컫는 흔한 별명이 바로 공짜 점심(free lunch)이다. 차익거래 기회는 보통 둘 이상의 자산이 서로에 대해 잘못 매겨졌을(mispriced) 때 생긴다.
차익거래는 "밑천도 위험도 없이 돈을 버는" 거래다. 예컨대 같은 자산이 서울에서 100원, 부산에서 102원이라면, 서울에서 사서 부산에서 팔아 위험 없이 2원을 번다. 이런 기회가 있으면 누구나 달려들어 가격 차이를 곧 없애버린다. 그래서 잘 작동하는 시장에서는 차익거래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차익거래의 간단한 예로 다음 1기간 투자 문제를 보자. 투자 가능한 자산이 n개 있다고 하자. 각 자산은 시각 0에서 가격이 1이고, 자산 i는 시각 1에서 총수익(total return) Si를 준다. xi를 시각 0에 매입한 자산 i의 단위 수라 하자.
V(t)를 시각 t에서의 포트폴리오 가치라 하면, 다음이 성립한다.
다음을 만족하는 포트폴리오 (x1, …, xn)을 찾을 수 있으면 차익거래 기회가 존재한다.
각 조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세 조건을 한 문장으로 하면, "공짜로 시작해서(밑천 0), 손해 볼 일은 결코 없고(확률 1로 ≥0), 이득을 볼 가능성은 분명히 있는" 전략이 차익거래다. 즉 손실 위험이 전혀 없으면서 양의 확률로 이익이 나는 자기금융 전략을 가리킨다.
자산 A는 시각 1에 항상 110을 주고, 무위험으로 빌린 100원은 시각 1에 105원을 갚는다. A를 1단위 사고 100원을 빌리는 전략 (V(0)=0)의 손익은?
시각 1의 가치는 110 − 105 = 5로 항상 양수다. 밑천 0(조건 1), 손실 없음(조건 2), 이익 발생(조건 3)을 모두 만족하므로 이는 차익거래다. 현실이라면 A의 시각 0 가격이 즉시 올라(혹은 무위험이자율이 조정되어) 이 기회는 사라진다.
무차익 원리(Principle of No Arbitrage)는 차익거래 기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원리는 증권의 금융경제학적 가격결정의 초석(cornerstone) 가운데 하나다(예컨대 블랙–숄즈–머튼 모형이나 이자율 모형에 관한 글을 보라).
실제로는 차익거래 기회가 때때로 생긴다. 그러나 특히 유동성이 높은 시장에서는 오래 존재하지 못하는데, 차익거래자들이 즉시 들어와 그 기회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격 불일치를 매우 빠르게 없애는 효과를 낳아, 상당한 규모의 위험 없는 이익을 얻기를 매우 어렵게 만든다.
무차익 원리에서 두 가지가 따라 나온다. 첫째 일물일가의 법칙(law of one price): 미래 현금흐름이 같은 두 포트폴리오는 오늘 같은 가격을 가져야 한다(아니면 싼 쪽을 사고 비싼 쪽을 팔아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둘째, 금융의 기본정리(fundamental theorem of asset pricing): 시장에 차익거래가 없다는 것은, 할인된 가격과정을 마팅게일로 만드는 동등마팅게일측도(equivalent martingale measure, EMM) Q가 존재한다는 것과 (기술적 조건 아래) 동치다. 이 Q 아래에서 자산가격은 위험중립 기대값의 할인값으로 표현된다.
위 식은 EMM Q 아래에서 시각 0의 가격이 시각 1 지급액의 할인된 위험중립 기대값임을 나타낸다(무위험이자율 r). 무차익은 곧 이러한 Q의 존재로 번역되며, 이 동치 관계가 현대 자산가격 이론의 출발점이 된다.
'무차익(no-arbitrage)' 원리는 국내 보험부채·보증 평가의 가장 근본적인 전제다. IFRS17의 시장정합 평가, 변액보증의 위험중립 가치산정은 모두 '차익거래 기회가 없다면 가격은 유일하다'는 본문의 결론에 기댄다. 할인곡선·옵션가격·복제 포트폴리오가 일관되게 정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무에서 순수한 무위험 차익은 드물지만, 무차익 조건은 평가 모형의 정합성 점검 기준으로 작동한다. 채권·스왑·옵션 가격이 서로 모순되지 않게 보정(calibration)하는 것은 곧 모형에 차익거래가 없도록 만드는 작업이다.
무차익은 거래 전략이라기보다 평가의 공준이다. 국내 시장정합 평가·ESG 보정은 모두 무차익이 성립하도록 설계되며, 이것이 깨지면 부채·보증 가치가 자의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