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파생계약(derivative contract)을 헤지하고, 파생상품 포트폴리오 안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관리하는 데 쓰이는 기법들을 정리한다. 설명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여기서는 주식 파생상품(equity derivatives)에 집중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헐(Hull, 2002) 14장 등을 참고하라.
가장 단순한 형태의 헤징은 매수후보유(buy-and-hold) 전략이다. 이는 파생상품 만기에 헤징오차의 분산을 최소화하도록 현금과 주식의 최적 배합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위험을 조금밖에 줄이지 못한다. 이를 개선하려면 동적 포트폴리오 전략(dynamic strategy), 특히 현금·주식의 최적 배합이 미래 특정 시점의 시장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전략을 생각해야 한다.
헤징(hedging)은 보유 위험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포지션을 잡아 손익을 서로 상쇄시키는 것이다. 정적 헤징(매수후보유)은 한 번 잡고 두는 방식이라 단순하지만 위험을 조금밖에 못 줄인다. 동적 헤징은 시장이 움직일 때마다 보유량을 재조정(rebalance)해 위험을 정밀하게 상쇄한다. 아래의 델타 헤징이 동적 헤징의 대표 예다.
블랙–숄즈 모형과 이자율 모형에 관한 글에서, 적절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쓰면 어떤 파생상품을 완전히 헤지(즉 복제, replicate)할 수 있음을 설명했다. S(t)를 시각 t에서 무배당 주식의 가격이라 하자. X를 기초자산이 S(t)인 파생상품의 만기 T에서의 지급액(payoff)이라 하면, 더 이른 시각 t에서의 무차익 가격(arbitrage-free price)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Q는 위험중립 가격결정측도, r는 무위험이자율, Ft는 시각 t까지의 과정의 이력이다. 예를 들어 행사가 K인 유럽형 콜옵션을 블랙–숄즈–머튼 모형과 결합하면, X = max(S(T) − K, 0)이고 가격은
이다. 여기서 Φ(z)는 표준정규분포함수이고,
이다. 파생상품의 지급액은 매 시각 t마다 다음만큼의 주식 S(t)를 보유하면 완전히 복제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V(t) − Δ(t)S(t)는 현금으로 보유한다.
이 방법을 델타 헤징(Delta hedging)이라 한다. 델타 헤징은 다음 조건에서 잘 작동한다.
그러나 실무에서는 이산 시점에서만 재조정할 수 있다. 연속 재조정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뿐더러, 더 중요하게는 무한대의 거래비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델타 Δ는 기초자산 가격이 1만큼 움직일 때 옵션값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 1차 민감도(∂V/∂s)다. 옵션 1개를 매도(부채)했다면 주식을 Δ단위 매수해 보유하면, 작은 가격변동에서 옵션 손익과 주식 손익이 서로 상쇄된다. 이렇게 포트폴리오 전체의 델타를 0으로 맞추는 것을 델타 중립(Delta neutral)이라 하며, 가격이 움직일 때마다 Δ가 변하므로 계속 재조정해야 한다(동적 헤징).
이산 시점 재조정의 효과는 유럽형 콜옵션에 대해 원문 그림 1에 나와 있다. 가격결정·헤징에 올바른 변동성을 쓴 경우(왼쪽 그림), 만기 T에서 누적된 헤징오차(잉여, surplus)는 대략 0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또한 재조정을 4일마다에서 1일마다로 바꾸면 잉여의 표준편차가 대략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 경향은 더 자주 재조정할수록 계속되어, 재조정 간격을 Δt라 하면 만기 잉여의 표준편차는 √(Δt) 차수가 된다.
반면 변동성을 과소추정한 경우(오른쪽 그림)에는, 첫째 보험료를 적게 받았으므로 평균 잉여가 음(−)이 되고, 둘째 오차의 표준편차가 더 커지며, 셋째 잘못된 Δ(t)를 쓰기 때문에 더 자주 재조정해도 표준편차가 크게 줄지 않는다. 이렇게 헤징오차의 두 원천이 드러난다.
여기에 모형 오류도 더할 수 있다. 예컨대 '참된' 모형이 브라운운동형 확산이 아니라 가격에 점프가 있거나, 변동성이 상수가 아니라 확률적일 수 있다.
올바른 변동성을 쓰는데도 4일마다 재조정할 때보다 1일마다 재조정할 때 헤징오차가 작은 이유는? 빈도를 4배로 높이면 오차는 대략 얼마로 줄까?
델타는 가격이 움직이면 변하는데, 재조정 사이에는 델타를 고정해 두므로 그 사이의 가격변동이 오차로 남는다. 간격이 짧을수록 그 사이 변동이 작아 오차가 준다. 만기 잉여의 표준편차는 √(Δt)에 비례하므로, Δt를 1/4로 줄이면 표준편차는 √(1/4) = 1/2배가 된다. 본문에서 4일→1일 재조정 시 표준편차가 약 절반이 되는 것과 일치한다. 단, 이 관계는 올바른 모수를 쓸 때만 성립한다.
이러한 헤징오차는 그릭스(the Greeks)라 불리는 양들을 이용해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그릭인 Δ(t)는 이미 소개했고, 아래에서 소개하는 것들은 블랙–숄즈–머튼 모형의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 데서 오는 여러 오차원을 다룬다.
이산 시점 재조정은 재조정 사이에 Δ(t)가 크게 변할 때 가장 큰 오차를 낳는다. 즉 Δ(t)가 대체로 일정하면 오차가 작고, Δ(t)가 S(t) 값에 강하게 의존하면 오차가 클 수 있다. 원문 그림 2는 이 의존성을 보여준다. 만기 주가가 행사가 100 부근일 때 헤징오차가 더 커지는데, 이는 t가 T에 가깝고 S(t)가 행사가 K에 가까울 때 Δ(t)가 S(t) 변화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 민감도를 재는 것이 파생상품의 감마(Gamma) Γ(t)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Γ(t)가 크면(양이든 음이든) Δ(t)가 S(t) 변화에 민감하여 헤징오차가 커질 수 있다. 그러면 S(t)에 대한 파생상품 포트폴리오를 감마 중립(Gamma neutral, 감마 헤징)인 동시에 델타 중립이 되도록 구성해 위험관리를 할 수 있다. 감마 중립이란 포트폴리오 내 모든 자산·파생상품의 감마 합이 0임을 뜻한다.
원문 그림 3은 감마 헤징의 효과를 보여준다. 왼쪽 그림은 현금과 S(t)만으로 4일마다 헤지하는 경우다. 오른쪽 그림은 현금·주식에 더해 거래소 상장 풋옵션을 함께 쓴 경우다. 풋옵션 수량 nput(t)는 먼저 포트폴리오가 감마 중립이 되도록 정한다.
그다음 변동수의 주식을 보유해 포트폴리오를 델타 중립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현금에 둔다. 그림 3에서 보듯 감마 헤징은 헤징오차의 크기를 매우 크게 줄인다.
델타는 주식만으로 0으로 맞출 수 있다(주식의 델타는 1, 감마는 0이라서). 그러나 주식은 감마가 0이므로 주식으로는 감마를 바꿀 수 없다. 따라서 감마를 상쇄하려면 감마가 0이 아닌 또 다른 옵션(예: 상장 풋옵션)을 포트폴리오에 넣어야 한다. 보통 순서는 (1) 옵션 수량으로 감마를 0으로, (2) 그다음 주식 수량으로 델타를 0으로 맞춘다.
앞서 변동성 σ(블랙–숄즈–머튼 모형의 유일한 비관측 모수)를 잘못 지정하면 가격에 큰 오차가 생긴다고 했다. 게다가 σ는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경향이 있어, 시작 시점에 정확히 추정해도 계약 기간 중 부정확해질 수 있다. 이런 위험은 베가 헤징(Vega hedging)으로 줄일 수 있다. 베가(실제로는 그리스 문자가 아니다)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이는 파생상품 가격이 σ 변화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재는 양이다. 베가 헤징에서는 주식과 파생상품을 섞어 포트폴리오 전체를 베가 중립(Vega neutral), 즉 개별 투자의 베가 합이 0이 되도록 한다. 충분한 자산(상장 파생상품)이 있으면 이를 감마·델타 헤징과 결합할 수 있다.
베가 헤징은 모수 오류가 가격결정에 주는 영향을 잰다. 베가가 크면 가격에 큰 편의(bias)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모의실험에 따르면 베가 헤징은 헤징전략 성과에 작은 효과만 준다 — 평균 잉여의 편의는 일부 제거하지만 분산은 크게 줄이지 못한다.
베가 헤징의 변형으로 베가–델타 헤징(표준 교과서에는 잘 나오지 않는 용어)이 있다. 여기서는 파생상품의 델타가 σ 오류에 얼마나 민감한지, 즉 ∂Δ/∂σ = ∂²V/(∂s ∂σ)를 잰다. 포트폴리오의 개별 자산에 대한 베가–델타 합이 0이면 그 포트폴리오를 베가–델타 중립이라 한다. 이렇게 하면 σ 오류가 있어도 델타 헤징 전략의 품질이 크게 나빠지지 않는다. 원문 그림 4는 그 효과를 보여준다. σ를 잘못 지정하면(참값 0.2, 사용값 0.15) 헤징이 상대적으로 나쁘고 재조정을 자주 해도 오차가 조금밖에 줄지 않는다. 그러나 베가–델타 헤징을 쓰면 크게 개선된다 — 잉여의 편의가 대부분 제거되고(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하게는 분산이 크게 줄며, 4일→1일 재조정 시 표준편차가 절반 이상 준다.
실무에서 은행은 파생상품 포트폴리오를 개별이 아니라 전체로 본다. 포트폴리오의 총 델타·감마·베가를 정기적으로 계산하고, 대부분의 시간 동안 델타 중립을 유지하려 한다. 거래비용과 적절한 상장 파생상품 시장의 깊이 부족 때문에 감마·베가의 완전 중립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다. 다만 이들이 0에서 너무 멀어지면 재조정해야 하며, 포트폴리오가 중립에서 크게 벗어나면 특정 위험 노출을 줄이기 위해 일부 파생상품 부채를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한 트레이딩 데스크가 콜옵션을 대량 매도했다. 델타·감마·베가를 모두 0으로 만들려면 무엇을 거래해야 하나?
주식만으로는 델타만 조정되고 감마·베가는 그대로다(주식의 감마·베가는 0). 따라서 상장 옵션 두 종류를 써서 먼저 감마와 베가를 동시에 0으로 맞추고(두 미지수, 두 방정식), 마지막에 주식 수량으로 델타를 0으로 맞춘다. 나머지는 현금. 현실에서는 옵션 시장의 깊이가 얕고 거래비용이 들어 완전 중립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보통 델타는 항상 중립으로 두고 감마·베가는 일정 허용범위 안에서만 관리한다.
은행은 파생상품 포트폴리오가 지는 위험을 제한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쓴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한 고객에게 판 특정 파생상품을 다른 고객에게 반대 포지션으로 매도해 맞추는 것이다(정적 헤징의 일종). 그러면 위험이 서로 상쇄되고, 잘하면 매수–매도 호가차(bid–offer margin)가 은행 이익으로 남는다.
은행은 또 여러 형태의 시나리오 검정(scenario testing)을 수행한다. 일부는 파생상품 거래소가 규정하며, 은행은 여기에 자체 검정을 보탠다. 이런 검정의 목적은 특정 사건이 일어났을 때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될지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시나리오는 기본 블랙–숄즈–머튼 모형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시나리오 검정의 한 목적은 은행이 지는 모형위험(model risk)의 정도를 평가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위 시나리오들은 확률적 변동성, 가격·변동성의 점프를 포함하는 모형들과 일관된다.
이자율 위험관리는 주식 파생상품 포트폴리오의 위험관리와 비슷한 문제를 가진다. 이자율 위험과 면역화(immunization)는 본 백과사전의 별도 표제어에서 다룬다.
정적 헤징(반대 계약을 한 번 매칭)은 단순·저비용이지만 정확히 들어맞는 반대 상품이 있어야 한다. 동적 헤징(델타·감마·베가 재조정)은 정밀하지만 잦은 거래로 비용·이산화 오차가 따른다. 한편 헤지수단이 헤지대상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때(예: 거래소 표준 옵션으로 맞춤형 부채를 헤지) 남는 위험을 베이시스 위험(basis risk)이라 한다. 헤지가 위험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재는 것이 헤지 효과성(hedge effectiveness)이며, 본문의 잉여 표준편차가 그 척도의 하나다. 시나리오 검정·VaR 등은 헤지로 다 없애지 못한 잔여위험을 점검하는 더 넓은 위험관리 과정의 일부다.
헤징과 위험관리는 국내 보험산업에서 변액보험 GMxB 동적 헤지와 금리 ALM 헤지라는 두 영역에서 핵심 실무로 자리 잡았다. 변액보험 최저보증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발행한 옵션으로, 시장이 하락할수록 보증비용이 커진다. 대형 생명보험사는 주가지수 선물·풋옵션을 활용해 주식시장 하락 위험을 델타·감마 헤지로 관리하며, 헤지 비율을 일별로 재조정하는 동적 헤지 운용 체계를 갖추고 있다.
금리위험 헤지는 장기 생명보험 부채의 특성상 더욱 중요하다. IFRS17에서 보험계약부채는 현행 시장금리로 할인되므로,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가 급등하고 자본이 감소한다. 보험사는 이자율스왑(IRS)·국채선물·장기국채 현물 매입으로 듀레이션 갭을 줄이는 면역화 전략을 사용한다. K-ICS 금리위험 요구자본은 충격 시나리오에서 자산·부채 가치 변화 차이로 산출되므로, 효과적인 금리 헤지가 자본 효율성을 직접 개선한다.
헤지 회계 적용 여부도 중요한 실무 쟁점이다. K-IFRS 9(금융상품)의 헤지 회계 요건을 충족하면 헤지 수단의 공정가치 변동이 피헤지 항목의 장부가 조정으로 상계되어 손익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반면 요건 미충족 시 파생상품 평가손익이 당기손익에 직접 반영되어 분기 실적 변동성이 커진다. 국내 보험사의 헤지 프로그램 구축 역량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가 크다.
K-ICS는 위험경감 기법(재보험·파생상품 헤지)의 효과를 요구자본 계산에서 인정한다. 파생상품 헤지가 K-ICS 시장위험 자본을 줄이려면 헤지 도구가 적격성 요건(상대방 신용위험, 법적 집행 가능성)을 충족해야 하며, 헤지 효과성 문서화가 의무다. 동적 헤지는 잦은 재조정으로 거래비용이 누적되므로, 헤지 비용과 자본 절감 편익 간의 비용-편익 분석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