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요율(experience rating)은 개별 계약자(또는 위험집단)의 과거 손해실적을 반영하여 보험료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같은 분류(class)에 속해도 실제 손해가 평균보다 좋았던 계약은 보험료를 깎아 주고, 나빴던 계약은 올린다. 분류요율(class rating)이 ‘집단 평균’을 정한다면, 경험요율은 ‘그 안에서 개별 차이’를 반영한다.
같은 분류라도 위험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이질성). 개별 실적은 그 ‘숨은 위험수준’의 단서다. 다만 실적이 짧으면 우연의 영향이 커서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래서 실적에 신뢰도(credibility) Z만큼만 가중치를 주고 나머지는 집단평균을 따른다.
경험요율의 핵심 공식은 다음과 같다.
신뢰도 Z는 실적자료가 많고 안정적일수록 1에 가까워진다. 뷜만(Bühlmann) 신뢰도에서는 Z = n / (n + k)로, 관측 수 n이 클수록, 그리고 분산구조에서 나오는 상수 k(= 과정분산/가설분산)가 작을수록 Z가 커진다. 이렇게 개별 실적과 집단평균을 절충하면 추정의 안정성과 공정성을 동시에 얻는다.
경험요율은 적용 시점·방식에 따라 나뉜다. 선험요율(prospective)은 과거 실적으로 다음 기간 요율을 정한다(대부분의 단체상해·기업물건). 후험요율(retrospective)은 보험기간이 끝난 뒤 실제 손해로 그 기간 보험료를 사후 정산한다(대형 산재보험에서 흔함). 둘 다 도덕적 해이를 줄이고 위험관리 유인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집단 평균손해 100, 개별 실적평균 70, 신뢰도 Z=0.4일 때 경험요율 손해추정치는?
추정 = 0.4×70 + 0.6×100 = 28 + 60 = 88. 실적이 좋아(70) 평균(100)보다 낮춰 주되, 자료가 충분치 않아 절반도 안 되는 가중치(0.4)만 반영했다.
경험요율은 한국에서 가장 정교하게 구현된 종목이 자동차보험이다. 우량할인·할증등급(보너스-말러스)과 사고건수요율로 개별 계약자의 과거 사고이력을 보험료에 반영하며, 무사고가 누적되면 등급이 올라 할인되고 사고가 나면 할증된다. 단체상해·기업성 화재처럼 규모가 큰 계약도 자체 손해경험과 분류요율을 신뢰도(Z)로 가중해 갱신요율을 정한다.
사회보험에서도 경험요율 원리가 쓰인다. 산재보험은 업종별 요율을 기본으로 하되 개별 사업장의 재해실적을 반영하는 개별실적요율을 적용해, 재해예방 노력이 보험료 인하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본문의 Z = n/(n+k) 형태 신뢰도는 자동차 할인할증, 단체계약 경험요율, 산재 개별실적요율에 변형되어 들어가 있다. 개별 경험이 충분히 쌓일수록(대형 계약·장기 무사고) 그 계약 고유 실적의 비중이 커지고, 자료가 부족하면 집단 평균(참조요율)에 가깝게 회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