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라이팅 사이클(underwriting cycle)은 손해보험 시장에서 보험료율과 수익성이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현상이다. 보험료가 싸고 인수가 느슨한 연질시장(soft market)과, 보험료가 비싸고 인수가 까다로운 경질시장(hard market)이 수년 주기로 번갈아 나타난다. ‘보험 사이클(insurance cycle)’이라고도 한다.
경질시장에서 수익이 좋아지면 → 자본이 몰리고 경쟁이 심해져 보험료가 내려간다 → 연질시장에서 손해율이 나빠지고 거대손해가 겹치면 자본이 줄어든다 → 공급이 줄어 보험료가 다시 오른다(경질시장). 이렇게 가격·수익·자본이 서로 밀고 당기며 순환한다.
사이클의 원인으로 여러 가설이 제시된다.
사이클은 요율산정과 사업계획에 큰 영향을 준다. 시계열 모형(예: 2차 자기회귀 AR(2))으로 합산비율·요율 변화를 모형화하려는 연구가 많다. 계리사는 한 시점의 시장가격에 휩쓸리지 않고 장기 기대손해에 기반한 ‘기술적 요율(technical rate)’을 유지하려 하며, 경질·연질 국면에 따라 보유·재보험 전략, 자본관리, 신규 인수속도를 조절한다.
업계 합산비율이 최근 2년 105%→110%로 악화되고 일부 회사가 철수하며 보험료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어느 국면인가?
손해 악화와 공급 위축으로 가격이 오르는 경질시장(hard market)으로의 전환 국면이다. 이때는 인수 확대·요율 인상 기회지만, 곧 자본 유입으로 다시 연질화될 수 있어 장기 관점이 필요하다.
한국 손해보험에도 언더라이팅 사이클이 뚜렷하다.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좋아지면 경쟁적으로 요율을 내리고, 손해율이 악화되면 인상하는 주기를 반복한다. 4년 연속 인하 뒤 2024~2025년 손해율 악화로 다시 인상 압력이 커진 것이 전형적 사례다. 다만 자동차·실손은 정치·사회적 고려로 인상이 지연되어, 사이클이 시장 자율보다 규제에 의해 굴절되는 한국적 특징이 있다.
기업성 일반보험은 글로벌 재보험 시장과 동조한다. 대형 재해·금리 변동으로 국제 재보험료가 오르는 경질시장(2023년 전후)에는 국내 원수요율도 따라 오르고, 1월 1일 재보험 갱신(1.1 갱신) 결과가 그해 인수정책을 좌우한다.
연질시장의 무리한 인수는 몇 년 뒤 준비금 부족으로 드러난다. K-ICS·IFRS17 체제에서는 요구자본과 CSM이 사이클 국면을 비교적 빨리 신호로 보여 주므로, 경질·연질 판단을 자본효율 관점에서 규율하는 것이 실무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