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사다리법(Chain-ladder, CL)은 가장 오래되었고 지금도 가장 널리 쓰이는 지급준비금 산정(claims reserving) 방법이다. Ctj를 사고연도 t(1 ≤ t ≤ T)의 누적 클레임액이라 하고, j(0 ≤ j ≤ T−1)를 경과기간(development period)이라 하자. 누적액은 다음과 같이 발전계수(development factor) F의 곱으로 표현된다.
핵심 가정은, 같은 경과기간 j에 대한 F1j, F2j, …는 미지의 공통 모수 fj 주위에서 변동한다는 것이다. fj의 추정치 f̂j를 쓰면 아직 관측되지 않은 Ctj(t+j > T)를 다음 점화식으로 예측한다.
그 결과 사고연도 t의 지급준비금 추정치는 다음과 같다(궁극 누적액 − 현재까지의 누적액).
발전계수 추정의 고전적 방법은 가중평균이다.
손해보험은 사고가 나도 보험금이 여러 해에 걸쳐 나뉘어 지급된다. 그래서 “사고연도(행) × 경과기간(열)”의 누적 지급액 표를 만들면, 과거 사고연도는 길게, 최근 사고연도는 짧게 채워져 삼각형 모양이 된다. 연쇄사다리법은 각 열의 증가 배수(발전계수 fj)를 과거에서 구해, 삼각형의 빈 아래쪽(미래 지급액)을 채우는 방법이다. 채운 값의 합에서 이미 지급한 값을 빼면 앞으로 더 줄 돈(준비금)이 나온다.
누적 지급액(단위: 백만원)이 아래와 같다. 빈칸을 연쇄사다리법으로 채우고 준비금을 구하라.
| 사고연도 / 경과 | 0 | 1 | 2 |
|---|---|---|---|
| AY1 | 100 | 150 | 180 |
| AY2 | 120 | 180 | ? |
| AY3 | 110 | ? | ? |
① 발전계수: f̂1 = (150+180)/(100+120) = 330/220 = 1.5, f̂2 = 180/150 = 1.2
② 채우기: AY2의 궁극액 = 180 × 1.2 = 216; AY3은 110 × 1.5 = 165, 165 × 1.2 = 198
③ 준비금: R2 = 216 − 180 = 36, R3 = 198 − 110 = 88 → 총 준비금 = 124(백만원)
연쇄사다리법에는 두 가지 어색해 보이는 점이 있다. 점화식이 가장 최근 관측치에서 시작해 과거 클레임액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고, 고전적 추정량 f̂j와 f̂j+1이 음의 상관을 갖는 듯한데도 곱해진다는 점이다. Mack은 이를 해소하는 분포에 의존하지 않는(distribution-free) 확률 가정을 제시했다. 핵심 가정은 다음과 같다.
이 가정 아래에서 추정식이 합리적·불편(unbiased)임을 보일 수 있고, 추가 가정(분산구조·사고연도 독립)으로 예측오차(prediction error)의 표준오차를 재귀적으로 구할 수 있다.
연쇄사다리법은 삼각형의 북동쪽 모서리에서 모수가 과대해진다(예: f̂T−1이 관측치 하나에 의존). 또 마지막 경과의 누적액이 0이면 준비금도 0이 되어, 사실상 RBNS(보고됐으나 미지급) 클레임용에 가깝고 순수 IBNR(미보고) 처리에는 약하다. 가중치 지수 α를 0·1·2로 바꾸면 단순평균·손해율식·회귀식 등 여러 변형이 되며, 본후터–퍼거슨 방법 등으로 보완한다. (입문 단계에서는 “발전계수로 삼각형을 채운다”는 핵심만 이해해도 충분하다.)
[3] Mack, Th. (1993). Distribution-free calculation of the standard error of chain ladder reserve estimates, ASTIN Bulletin 23, 213–225. · England & Verrall (2003); Taylor (2000) Loss Reserving. (원문 [1]–[4] 참조)
연쇄사다리법은 한국 손해보험 IBNR 산출의 사실상 표준 기법이다. 자동차·일반·장기손보의 사고연도×경과기간 진전삼각형(지급보험금 기준·발생보험금 기준)을 만들고 진전계수를 추정하는 방식이 모든 손보사 결산 프로세스에 내장되어 있으며, 보험개발원이 집적하는 업계 통계가 진전 패턴의 참조점 역할을 한다. 최근 사고연도처럼 자기 경험이 불안정한 구간은 본휴터-퍼거슨(BF)법으로 보완하는 "연쇄사다리 + BF 병행"이 국내 결산·검증 보고서의 전형적 구성이다.
본문이 지적한 방법의 약점들도 한국 실무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제도 변화(예: 자동차 대인 경상환자 치료비 제도 개편, 실손 비급여 항목 조정)가 진전 패턴을 구조적으로 바꾸면 과거 삼각형이 미래를 대표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때 진전계수의 구간 선택·이상치 제외·테일 팩터 외삽 같은 계리적 판단이 개입한다. 이런 판단 여지가 크다는 점 때문에, 선임계리사 검증과 외부 계리법인 검증에서 연쇄사다리 가정의 민감도 분석이 필수 항목으로 요구된다.
IFRS17의 발생사고부채(LIC)는 연쇄사다리로 뽑은 명목 현금흐름에 지급 시점 패턴을 입혀 할인하고 위험조정(RA)을 더하는 구조다. 여기서 본문의 Mack 모형이 실무적 가치를 갖는다 — 분포 가정 없이 추정 오차(표준오차)를 주기 때문에, RA를 분위수 방식으로 산출하거나 준비금 변동성을 보고할 때 근거로 쓸 수 있다. K-ICS의 준비금리스크 역시 "최선추정 준비금이 1년 뒤 악화될 가능성"을 측정하므로, 진전 삼각형의 변동성 분석은 회계·자본 양쪽에서 같은 뿌리를 갖는다. 부트스트랩 시뮬레이션으로 준비금 분포 전체를 추정하는 사례도 내부모형·ORSA 분석에서 늘고 있다.
흥미로운 한국적 변형도 있다. 장기손보의 실손 담보처럼 지급이 빈번하고 갱신이 반복되는 계약은 삼각형이 빠르게 두꺼워져 연쇄사다리의 신뢰도가 높은 반면, 배상책임처럼 소송이 끼는 롱테일 종목은 테일 추정에 재보험사·해외 벤치마크를 차용한다. "삼각형이 말해 주는 만큼만 믿는다"는 본문의 교훈이 그대로 통하는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