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그대로 보면, 전손(total loss)은 부보된 재산(피보험 목적물)이 완전히 멸실되거나, 손실·도난으로 인해 소유자가 전혀 접근할 수 없게 된 경우에 발생한다. 또는 손상이 너무 심해 수리 비용이 그 재산의 보험금액보다 크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전손에 해당하는데, 이를 추정전손(constructive total loss)이라 한다. 어느 경우든 보험증권상 부보된 금액(보험금액) 전액이 지급된다.
실제전손(actual total loss)은 목적물이 물리적으로 사라지거나 회복 불가능해진 경우다(예: 침몰·전소·도난). 추정전손은 형태는 남아 있지만 고치는 비용이 보험금액을 넘어 경제적으로 고칠 가치가 없는 경우다. 둘 다 결과적으로 보험금액 전액을 받는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이 일부만 손상된 분손(partial loss)이다.
동산(movable property)의 경우, 보험증권은 흔히 전손이 발생하면 그 재산의 소유권이 보험자에게 넘어간다고 정한다. 따라서 도난당하거나 분실되었던 보석이 나중에 회수되면, 그것은 (이미 전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의 소유가 된다.
전손으로 보험금 전액을 받은 뒤에도 피보험자가 회수된 물건까지 가지면 이중 이득이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잔존물(salvage)의 소유권이 보험자에게 이전된다. 보험자는 그 잔존물을 처분해 지급 보험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다. 이는 손해보험의 이득금지 원칙을 구현하는 장치다.
한국 손해보험에서 전손 개념은 종목에 따라 구체적 기준이 다르게 정의된다. 자동차보험에서는 수리비가 차량 가액(보험개발원 기준가액)을 초과하는 경우 추정전손(전부손해)으로 처리하며, 이 경우 보험사는 차량 기준가액을 지급하고 잔존차량의 소유권을 취득한다. 재물보험에서는 수리비가 보험가입금액을 넘는 경우 또는 재물이 완전히 멸실된 경우 전손으로 인정한다. 해상보험에서는 MIA(해상보험법)와 국제 관행을 준용하여 실제전손과 추정전손을 구분한다.
본문이 강조한 잔존물(salvage) 소유권 이전은 한국에서도 자동차보험 전손 처리에서 핵심 절차다. 전손 보험금 지급 후 보험사는 차량 소유권을 이전받아 잔존물 경매 등을 통해 회수금을 확보하며, 이 회수금은 손해사정 과정에서 순 지급 손해액을 결정하는 데 반영된다. 피보험자가 잔존차량을 계속 보유하고 싶다면 잔존물 평가액을 공제한 금액만을 보험금으로 받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IFRS17 관점에서 전손 클레임은 이미 발생한 클레임(incurred claims)으로 발생사고부채(LIC)에 반영된다. 대형 재물 전손 사고처럼 단건 손해가 큰 경우, 준비금 산출 시 개별추산(case reserve)으로 평가하며, 잔존물 회수 가능성은 그 추산 금액에서 차감하여 순부채를 결정한다. K-ICS 요구자본 산출에서도 거대 재물 전손의 집중 위험(concentration risk)이 자연재해 위험 요구자본에 반영된다.
자동차보험에서 전손이 발생하면 자차손해 담보와 대물배상 담보가 동시에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 과실 비율에 따라 상대방 대물배상과 자차손해 처리가 분리되며, 전손 기준가액은 보험개발원 차량기준가액표를 기준으로 한다. 이 가액과 실제 시장 거래가격의 차이가 분쟁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어, 손해사정사의 역할과 계리적 가액 산정 방법론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