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제어 · 생존분석

경쟁위험

Competing Risks  ·  원저자: Martin Crowder  ·  출처: Encyclopedia of Actuarial Science (Wiley, 2004)

읽는 법. 본문은 원문 표제어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회색 해설 · 예제 상자는 학부 입문 학습을 돕기 위해 새로 추가한 부분이며 원문에는 없습니다. 모르는 용어는 글 끝 부록을 참고하세요.

1. 개요: 여러 원인이 경쟁하는 고장 Preamble

무언가가 고장날 수 있다면, 그 고장은 흔히 여러 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로, 때로는 동시에 여러 방식으로 일어난다. 현실에서는 고장의 원인·형태·종류가 고장까지 걸린 시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럼에도 신뢰성·생존분석 문헌의 대부분이 오랫동안 경쟁위험(competing risks)을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경쟁위험 연구의 역사는 꽤 길다. 흔히 그 출발점으로 1760년 다니엘 베르누이(Daniel Bernoulli)가 천연두로 죽을 위험과 다른 원인으로 죽을 위험을 분리하려 한 작업이 꼽힌다. 이후 연구는 주로 인구통계학과 보험계리학 분야에서 이루어졌고, 20세기 중반부터 이론적·통계적 기초가 본격적으로 세워지기 시작하여 지금도 그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위험의 확률적 측면은 기본적으로 두 확률변수, 즉 원인 C고장시점 T이변량 분포(bivariate distribution)로 이루어진다. 보통 C는 이산형(몇 개의 값만 가짐)이고 T는 양의 연속형 확률변수다. 따라서 핵심 대상은 이산–연속이 섞인 혼합분포의 공동확률함수 f(c, t)이다.

수식

이 기본 구조에는 다양한 접근법이 있으며, 응용 범위가 넓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경쟁위험은 흥미롭고 가치 있는 연구 주제가 되었다. 이 주제만을 다룬 책으로는 Crowder, David & Moeschberger 등이 있고, 많은 생존분석 교재가 경쟁위험을 한 절로 포함한다.

해설 경쟁위험이란 무엇인가?

한 개체가 여러 가지 서로 배타적인 원인 가운데 어느 하나로 고장(사망·탈퇴·파손)날 수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 개체가 고장날 때 우리는 언제 고장났는가(고장시점 T)무엇 때문에 고장났는가(원인 C)를 함께 본다. 여러 원인이 “누가 먼저 일어나는가”를 두고 경쟁하므로 ‘경쟁위험’이라 부른다. 관측되는 것은 한 쌍 (C, T)뿐이다.

2. 고장시점과 원인 Failure Times and Causes

간단한 예를 보자. 표준 생존분석의 틀 안에서만 보면, 어떤 수명 자료가 봉우리가 둘인(bimodal) 분포처럼 보여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런데 고장의 원인(1, 2로 라벨)을 함께 고려하면 상황이 분명해진다. 가령 “원인 1이 일어나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일어나고, 원인 2는 늦은 시기에 일어난다”는 식이다. 즉 원인을 무시한 채 시간만 보면 두 봉우리로 뒤섞여 보이던 것이, 원인을 구분하면 각각 한 봉우리짜리 분포로 깔끔하게 갈라진다.

경쟁위험의 일반 틀은 다음 두 확률변수의 쌍으로 구성된다.

고장이 반드시 “끝”을 뜻하지 않는 넓은 맥락에서는, T를 고려 대상이 되는 사건이 처음 일어나기까지의 시간으로 해석한다. 또한 시계로 잰 시간 대신 T를 노출량이나 마모량(예: 일정 기간 시스템의 누적 가동시간)으로 둘 수도 있다.

예시. 의학 — T=질병으로 사망까지의 시간, C=사인(死因); 신뢰성공학 — T=기계가 고장날 때까지의 작동 횟수, C=문제의 원천; 재료 — T=시편이 파단되는 하중, C=파단의 유형; 축구 — T=첫 골까지의 시간, C=득점 방식; 크리켓 — T=타자의 득점, C=아웃된 방식.

3. 기본 확률함수: 생존분석에서 경쟁위험으로 Basic Probability Functions

먼저 고장원인이 하나뿐인 보통의 생존분석을 떠올려 보자. 분포함수 F(t)=P(T≤t), 밀도함수 f(t)=−dF(t)/dt, 위험(고장률)함수 h(t)=f(t)/(t)가 핵심이며, 여기서 (t)=P(T>t)는 생존함수다. T의 주변분포는 F(t) 또는 h(t)로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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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위험에서는 이에 대응하는 함수들이 원인별로 쪼개진(sub-) 함수들로 정의된다. 즉 부분생존함수(subsurvivor) (c, t), 부분밀도함수(subdensity) f(c, t), 부분위험함수(subhazard) h(c, 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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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위험함수는 모든 원인의 부분위험을 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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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주의. 부분위험함수 h(c, t)의 분모는, 생존분석에서 짐작할 법한 부분생존함수 (c, t)가 아니라 전체 생존함수 (t)이다. 이는 “원인 c가 아니라 모든 원인을 통틀어 시점 t까지 생존했다”는 조건 위에서 사건을 따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생존분석의 기본 항등식(생존함수를 위험함수로 표현하는 식)이 경쟁위험의 (c, t)에는 그대로 성립하지 않는다.

해설 왜 분모가 전체 생존함수인가?

단일 위험에서는 h(t)=f(t)/(t)이므로 적분으로 되돌리면 (t)=exp(−∫h)가 깔끔하게 나온다. 그러나 경쟁위험에서 h(c, t)는 “시점 t까지 (모든 원인을 견디고) 살아남은 사람 중에서, 바로 그 순간 원인 c로 고장날 순간 위험률”이다. 분모가 (t)로 공통이라 각 원인의 부분생존을 따로 지수식으로 복원할 수 없고, 이것이 뒤에 나오는 식별 불가능 문제의 씨앗이 된다.

어떤 경우에는 하나 이상의 원인을 배제할 수 있다. 예컨대 신뢰성공학에서 특수한 구조 덕에 어떤 유형의 고장에는 면역이고, 의학에서는 치료나 과거 노출로 면역이 생기기도 한다. 비율 qc만큼이 원인 c에 면역이라면 부분생존함수로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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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해당 부분분포가 결손(defective)임을, 즉 무한대에 0이 아닌 확률질량이 남아 있음을 뜻한다.

4. 누적발생함수와 주변·조건부 분포 Cumulative Incidence, Marginal & Conditional

부분생존함수를 시간에 대해 누적의 형태로 보면 누적발생함수(cumulative incidence function, CIF) F(c, t)가 된다. 이는 “시점 t까지 원인 c로 고장이 일어날 확률”로, 모든 원인을 견디고 살아남을 확률 (u)와 원인 c의 부분위험을 곱해 누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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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위험은 이변량 분포를 다루므로 여러 주변분포와 조건부 분포를 살펴볼 수 있다. 주변확률 pc는 “결국 원인 c로 고장날 확률”이며, 모든 원인에 대해 더하면 1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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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조건부 분포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원인 c로 죽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고장시점 분포”를, 둘째는 “시점 t 이후까지 살아남은 개체 중 원인 c가 차지하는 비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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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통계 모형 Statistical Models

집단 간 차이나 공변량의 효과 같은 구조를 해석하기 위해 여러 모형이 쓰인다. x를 설명변수(공변량) 벡터라 하자.

비례위험 모형 (Proportional hazards)

표준 생존분석에서는 h(t; x)=ψxh0(t)로 두며, ψx는 흔히 exp(xTβ) 형태의 양함수다. 경쟁위험판은 조금 달라서, 각 원인의 부분위험이 전체 위험에서 차지하는 비율 h(c, t)/h(t)가 시간 t에 무관하게 일정하다고 본다. 이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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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건은 C와 T가 독립임을 함의하는데, 현실에서는 흔히 비현실적인 가정이다.

가속수명·비례오즈·평균잔여수명

이밖에도 가속수명(accelerated life) 모형은 부분생존함수의 시간축을 ψcx 배로 늘이거나 줄여 (c, t; x)=0(c, tψcx)로 두고, 비례오즈(proportional odds) 모형은 생존 대 고장의 오즈비에 비례 구조를 부여하며, 평균잔여수명(mean residual life) m(t)=E(T−t | T>t)을 통해 분포를 특징짓는 방법도 있다. 의학·보험에서는 평균잔여수명이 생존 지표로 선호되기도 한다.

6. 잠재수명(잠재고장시간) Latent Lifetimes

자연스럽고 전통적인 접근은 각 원인마다 잠재적 고장시간을 부여하는 것이다. 즉 원인 c에 잠재수명 Tc를 대응시킨다. r개의 위험 과정이 나란히(동시에) 진행한다고 보고,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성숙(발현)하는 것이 치명적 원인이 된다. 따라서 실제 고장시점은 잠재수명들의 최솟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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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느 한 개체에 대해 우리가 관측하는 잠재수명은 가장 작은 것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TC에서 사실상 우측중도절단(right-censored)되어 사라진다는 것이다. r개의 위험 과정이 서로 독립이라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는 독립을 표준으로 삼았으나, 최근에는 의존을 허용하는 (T1, …, Tr)의 결합분포가 더 현실적이라고 보아 표준이 되었다.

이 접근의 큰 동기는 다른 위험이 없는 것처럼 각 Tc를 따로 떼어 평가하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잠재수명에 대한 모수적 다변량 모형, 즉 결합생존함수의 형태를 지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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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대수적 조작을 통해 f(c, t), h(c, t) 등이 따라 나온다. 여기에는 “원인 c만 작동할 때(다른 위험이 제거되었을 때) Tc의 생존함수가 G의 c-주변분포와 같다”는 암묵적 가정이 깔려 있다.

7. 식별 불가능 문제 The Identifiability Problem

잠재수명 접근의 치명적 단점은, 같은 F(c, t)를 서로 다른 결합모형으로 똑같이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는 성분들이 독립인 모형, 이른바 독립위험 대리모형(independent-risks proxy model)도 들어 있다. 이들 서로 다른 결합모형은 보통 Tc에 대해 서로 다른 주변분포를 가지므로, Tc에 대해 서로 다른 결론을 준다.

그런데 우리가 관측하는 것은 (T1, …, Tr)이 아니라 (C, T)뿐이다. 따라서 자료로 식별 가능한 것은 오직 F(c, t)들이다. 결론적으로 경쟁위험 자료만으로는 위험들이 독립인지 의존인지 구별할 수 없다(이 점은 Prentice 등(1978), Tsiatis가 강조하였다). 어떤 의존모형이든 그와 똑같은 F(c, t)를 주는 독립위험 대리모형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해설 식별 불가능성을 직관으로

개체가 어느 한 원인으로 고장나면 그 순간 다른 잠재수명들은 영영 관측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두 잠재수명이 “함께 어떻게 움직이는지”(상관)를 데이터에서 결코 볼 수 없다. 의존을 가정한 모형과, 그것을 흉내 내도록 만든 독립 모형이 관측 가능한 (C, T)에 대해 완전히 동일한 확률을 내놓기 때문에, 자료만으로는 둘을 가를 수 없다. Prentice 등은 (C, T)는 실재하지만 (T1, …, Tr)는 인위적 구성물이므로, 애초에 이 가상의 결합분포를 모형화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예제 Gumbel 모형으로 보는 비식별성

Gumbel의 이변량 지수분포 결합생존함수가 아래와 같을 때, 독립(ν=0)이 아닌 의존모형이 만들어 내는 부분밀도·부분위험을, 성분이 독립인 다른 모형이 똑같이 재현할 수 있음을 설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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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T=min(T1, T2)의 주변생존함수와 부분위험함수는 다음과 같다(λ+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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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위 의존모형(ν>0)에서 나오는 f(c, t)=(λc+νt)(t)와 똑같은 부분밀도가, 성분이 독립인 대리모형 G*(tc)=exp(−λctc−νtc2/2)에서도 그대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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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모형은 Tc의 주변분포가 서로 다르다 — 원래 모형은 Gc(t)=exp(−λct), 대리모형은 Gc*(t)=exp(−λct−νt2/2). 따라서 Tc에 대한 예측은 다르지만, 관측 가능한 (C, T)의 분포는 완전히 같아 어떤 경쟁위험 자료로도 둘을 구별할 수 없다.

8. 우도와 추정 Likelihood and Estimation

자료가 n개의 관측 (ci, ti)로 주어졌다고 하자. 편의상 ti에서 우측중도절단된 경우 ci=0으로 코딩한다. 부분생존함수 (c, t) 또는 부분위험 h(c, t)에 모수적 모형을 채택하면 우도함수를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여기서 obs는 관측된 고장, cns는 중도절단된 경우, all은 모든 개체에 대한 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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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함수가 있으면 최대우도추정, 우도비검정, 베이즈 추론 등 통상적인 추론 절차가 가능해진다. 적합도는 주변·조건부 분포를 자료와 비교하여 평가하며(예: 확률적분변환을 이용한 균등잔차의 q–q 도표, 마팅게일 잔차 등), 지수분포를 Weibull로 확장한 뒤 ν=1인지를 검정하는 식의 퇴화 검정도 쓰인다.

비·준모수 방법 (Non- and Semiparametric)

모수 형태를 가정하지 않는 비모수 최대우도추정도 가능하다. 이산시점에서의 항등식을 이용해 우도를 정리하면, 부분위험의 Kaplan–Meier(곱-한계) 추정량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여기서 rcl은 시점 τl에 원인 c로 고장난 수, ql은 그 시점의 위험집합(at risk)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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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시점의 곱-한계 추정량은 τl 대신 관측된 고장시점 ti를 쓴다는 점만 다르고 형태는 같다. 준모수 접근으로는 Cox(1972)의 비례위험 모형과 부분우도가 있으며, 경쟁위험판은 부분위험을 h(c, t; x)=ψc(x; β)h0(c, t)로 둔다. 부분우도는 “시점 tj에 원인 cj의 고장이 있을 때, 위험집합 Rj 가운데 바로 그 개체가 고장날 조건부 확률”을 곱하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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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산 고장시점 Discrete Failure Times

시간축 T가 늘 연속인 것은 아니다. 주기적 충격·하중·점검 시점에만 고장이 판정되는 시스템에서는 수명을 고장까지의 충격(또는 주기) 횟수로 센다. 가능한 고장시점을 0≤τ01<…라 하면, 부분밀도와 부분위험은 다음처럼 정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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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분포로는 생존함수 l)=P(T>τl), 밀도 fl)=P(T=τl), 위험함수 hl)=Σch(c, τl)이 있다. 모수적·비모수적 추정 모두 앞서의 우도 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10. 보험계리 용어와 다중탈퇴 생명표 Actuarial Terminology

생존분석과 경쟁위험은 보험계리학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지만 다른 이름과 표기로 다뤄져 왔다. 옛 용어에서 생존분석은 보통 ‘사망분석(analysis of mortality)’, 즉 생명표(life table) 연구를 가리킨다. 계산은 전통적으로 비율이 아니라 주어진 코호트 내 사망자 수로 이루어졌다. 위험집합에 속한 개체를 ‘위험노출(exposed to risk)’이라 부르고, 위험함수는 ‘사력(force of mortality)’ 또는 연령별 사망률이라 부른다.

경쟁위험은 원래 ‘다중탈퇴(multiple decrements)’로 알려졌다. ‘탈퇴(decrement)’란 어떤 이유로든 위험집합에서 개체가 빠져나가는 것이고, ‘다중’은 둘 이상의 원인이 작동함을 뜻한다. 이 용어에서 ‘단일탈퇴(single decrement)’는 특정 한 원인에 의한 제거를, ‘선택탈퇴(selective decrement)’는 위험 간 의존을 가리킨다(예: 재직자 명부에서 건강 악화로 퇴직한 사람이 중도절단군에 섞여, 재직자의 사망률이 더 낮게 보이는 현상). 부분위험은 이제 ‘원인별 사력(cause-specific force of mortality)’에 해당한다.

위험 기반 접근도 보험계리학에서 역사가 길다. 옛 용어에서 ‘조위험(crude risks)’ 또는 ‘종속확률(dependent probabilities)’모든 원인이 함께 작동하는 상태에서의 위험, 즉 현실에서 관측되는 위험을 뜻한다. 반면 ‘순위험(net risks)’ 또는 ‘독립확률(independent probabilities)’다른 원인이 없을 때 단독으로 작동하는 위험을 뜻한다. 전통적으로는 자료에서 관측되는 조위험으로부터 순위험을 추정하려 했다. 이를 위해 7절에서 본 식별 불가능 문제를 우회하려고 여러 가정 — 위험 독립 가정, Makeham 가정(‘사력의 동일성’), Chiang의 조건, Kimball의 조건 등 — 이 동원되었다.

해설 단일탈퇴율 vs 다중탈퇴율, 순확률 vs 조확률

다중탈퇴율(조확률, crude)은 다른 모든 원인이 함께 작동하는 실제 환경에서 원인 c로 탈퇴할 확률이다. 반면 단일탈퇴율(순확률, net)은 “다른 원인이 모두 사라졌다면 원인 c만으로 탈퇴할 확률”이다. 보험·연금 설계에서 사망·해지·장해 등 여러 탈퇴를 다룰 때 이 둘의 변환이 필요하다. 핵심은, 관측 자료(조확률)에서 순확률을 끄집어내려면 위험 간 의존 구조에 대한 검증 불가능한 가정(흔히 독립)을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 이것이 바로 경쟁위험의 식별 불가능성이 보험계리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

참고 및 관련 표제어

관련 표제어. 중도절단(Censoring) · 종속위험(Dependent Risks) · 고장률(Failure Rate) · 생명표(Life Table) · 발생/노출률(Occurrence/Exposure Rate) · 탈퇴분석(Multiple Decrement Analysis)

부록. 이 글에 나온 용어 (배경지식 보충)

한국보험시장 현황 Korea Market Practice

경쟁위험(다중탈퇴)은 국내 생명·장기보험 계리의 일상이다. 한 계약은 사망뿐 아니라 해지·실효·장해·만기 등 여러 원인으로 동시에 탈퇴할 수 있고, 보험료·준비금·수익성은 이들 탈퇴율을 함께 가정해 산출한다. 본문의 '한 원인의 제거가 다른 원인에 영향을 준다'는 종속 다중탈퇴 논점은 해지와 사망선택효과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난다.

특히 해지율은 상품 수익성과 준비금에 큰 영향을 주는데,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의 해지율 과다 가정 문제로 2024년 해지율 가이드라인이 도입되어 보수적 가정을 요구하게 됐다. IFRS17 최선추정에서도 사망·해지 등 각 탈퇴율을 현행추정으로 가정한다.

실무 사망만이 아니다

국내 장기보험의 탈퇴는 사망·해지·장해가 함께 작동한다. 특히 해지율 가정이 수익성·준비금을 좌우해 감독 가이드라인의 대상이 됐다.

[한국보험시장 현황]은 한국 보험시장 실무 관점(2026.6 기준)에서 추가 작성한 것임. · 원문: Encyclopedia of Actuarial Science (Wiley, 2004), “Competing Risks”, Martin Crowder. · 본 해설서의 [해설]·[예제]·[부록]은 학부 입문 학습용으로 추가·구성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