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를 분포함수 F를 갖는 비음수 확률변수라 하고, 어떤 장치(device)의 수명(lifetime)을 나타낸다고 하자. F̄(x) = 1 − F(x)는 생존함수다. xF = sup{x: F̄(x) > 0}을 F의 오른쪽 끝점(right endpoint)이라 한다. 장치가 시각 t까지 살아남았다(고장 나지 않았다)는 조건 아래에서, 그 장치가 (t, t+x] 구간 안에 고장 날 조건부 확률은 다음과 같다.
시각 t에서의 고장 강도(failure intensity)를 보기 위해, 다음 극한을 생각하고 이를 λ(t)로 표기한다.
F가 절대연속이고 밀도함수 f를 가지면, 위 극한은 단순한 형태로 정리되며 이 함수 λ를 F의 고장률(failure rate)이라 부른다. 고장률은 나이 t인 장치의 고장 강도를 반영한다. 보험계리학(actuarial mathematics)에서는 이를 사력(force of mortality)이라 부른다.
고장률은 신뢰성(reliability), 보험, 생존분석, 대기행렬(queueing), 극단값 이론(extreme value theory)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하다. 분야에 따라 λ를 위험률(hazard rate) 또는 강도율(intensity rate)이라고도 부른다. 이하에서는 일반성을 잃지 않고 오른쪽 끝점 xF = ∞이라 가정한다.
고장률 λ(t)는 “지금 시각 t까지 멀쩡히 버틴 장치가, 바로 다음 순간에 고장 날 순간 확률(단위 시간당)”이다. 분자 f(t)는 “정확히 t에서 고장 날 가능성”, 분모 F̄(t)는 “t까지 살아남았을 확률”이므로 둘의 비가 “살아남은 자들 중에서의 순간 고장률”이 된다. 보험에서 부르는 사력 μx가 바로 이것이다.
고장률과 생존함수(혹은 동치로 분포함수)는 서로로부터 완전히 결정된다. 정의식 양변을 적분하면 다음 관계를 얻는다.
이 적분 함수 Λ(t) = ∫₀ᵗ λ(u)du를 누적고장률함수(cumulative failure rate) 또는 (누적)위험함수(hazard function)라 한다. 따라서 생존함수는 누적위험의 음의 지수로 표현된다.
이 식은 F가 λ에 의해 유일하게 결정됨을 명백히 보여준다. 지수분포(exponential distribution)의 고장률은 양의 상수다. 역으로, [0, ∞)에서 양의 상수 고장률을 갖는 분포는 반드시 지수분포다. 한편 많은 분포가 단조(monotone) 고장률을 가진다. 예를 들어 위 파레토(Pareto) 분포의 고장률 λ(t) = α/(t+β)는 감소한다.
감마분포 G(α, β)의 경우 고장률 λ(t)는 형상모수에 따라 달라져, 0 < α ≤ 1이면 감소하고 α ≥ 1이면 증가한다.
X가 율 λ의 지수분포 f(t)=λe−λt, F̄(t)=e−λt를 따를 때 고장률을 구하라.
정의에 따라 λ(t) = f(t)/F̄(t) = λe−λt/e−λt = λ(상수). 거꾸로 λ(t)=c가 상수이면 F̄(t)=exp(−∫₀ᵗ c du)=e−ct이므로 지수분포가 된다. 지수분포의 무기억성(memoryless)이 “나이를 먹어도 고장률이 변하지 않는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식 (2)에 따라 고장률의 단조성은 비율 F̄(x+t)/F̄(t)의 단조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분포 F가 모든 x ≥ 0에 대해 F̄(x+t)/F̄(t)가 t에 대해 감소하면 증가고장률(IFR, increasing failure rate) 분포라 하고, 증가하면 감소고장률(DFR, decreasing failure rate) 분포라 한다.
F가 절대연속이고 밀도 f를 가지면, F가 IFR(DFR)인 것은 고장률 λ(t) = f(t)/F̄(t)가 t ≥ 0에서 증가(감소)하는 것과 동치다. 일반 분포에서는 고장률의 단조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지만, 밀도나 분포에 대한 충분조건이 있다. 예컨대 [0, ∞)에서 밀도 f를 갖는 F는 log f(x)가 오목(concave)이면 IFR, 볼록(convex)이면 DFR이다. 또한 F가 IFR(DFR)인 것은 log F̄(x)가 오목(볼록)인 것과 동치다. 이에 따라 절단정규분포(truncated normal distribution)는 log f(x)가 오목이므로 IFR이다.
IFR은 “나이 들수록 점점 더 잘 고장 나는” 마모형(인간 사망률, 기계 마모). DFR은 “오래 버틸수록 더 튼튼해 보이는” 유아사망형(번아웃 후 안정). 비율 F̄(x+t)/F̄(t)는 “나이 t인 개체가 추가로 x만큼 더 버틸 조건부 확률”이며, 이것이 t에 따라 줄면(추가 생존이 점점 어려워지면) IFR이다.
보험에서는 손해·위험을 모형화할 때 분포의 합성곱(convolution)과 혼합(mixture)을 자주 쓰므로, 이들의 고장률 성질이 중요하다. IFR은 합성곱에서 보존된다: Fi가 IFR이면 (i=1,…,n) 합성곱 F1∗⋯∗Fn도 IFR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지수분포들의 합성곱
는 IFR이다(αi > 0, αi≠αj). 반면 DFR은 합성곱에서 보존되지 않는다. 예컨대 감마분포 G(0.6, β)는 DFR이지만 G(0.6,β)∗G(0.6,β)∗G(1.2,β)는 IFR이다.
혼합의 경우, 각 α∈A에 대해 Fα가 DFR이고 G가 A 위의 분포이면, 혼합분포 F(x) = ∫ Fα(x) dG(α)는 DFR이다. 따라서 지수분포들의 유한 혼합
은 DFR이다(pi ≥ 0, Σpi=1). 그러나 IFR은 혼합에서 닫혀 있지 않다. 식 (8)과 (10)은 형태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르다 — 앞은 합성곱, 뒤는 혼합이다. 추가로 DFR은 기하 합성(geometric compounding)에서 닫혀 있다: F가 DFR이면 복합기하분포 (1−ρ)Σn≥0ρnF(n)(x)도 DFR이다(0 < ρ < 1).
합성곱은 부품을 직렬로 더하는(대기) 연산이라 “고장이 누적”되어 IFR이 보존된다. 혼합은 “어떤 부품인지 모른 채 뽑는” 불확실성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튼튼한 부품일 가능성”이 커져 겉보기 고장률이 떨어진다(DFR 경향). 보험에서 이질적 가입자 풀을 합치면 모집단 위험률이 낮아 보이는 현상과 같다 — 이는 프레일티(frailty)의 핵심 직관이기도 하다.
고장률은 위험의 확률적 순서(stochastic ordering)에도 쓰인다. 비음수 확률변수 X, Y의 고장률을 각각 λX, λY라 하자. 모든 t ≥ 0에서 λX(t) ≥ λY(t)이면 X가 Y보다 위험률 순서(hazard rate order)에서 작다고 하고 X ≤hr Y로 쓴다.
식 (5)로부터 X ≤hr Y이면 F̄(x) ≤ Ḡ(x)가 성립하며, 이는 위험 Y가 위험 X보다 더 위험함을 뜻한다. 또한 X ≤hr Y인 것은 F̄(t)/Ḡ(t)가 t ≥ 0에서 감소하는 것과 동치다.
고장률은 위험이론과 두꺼운 꼬리(heavy-tailed) 분포의 꼬리확률 연구에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보험금 크기가 단조 고장률을 가지면, 고전적 위험모형의 파산확률(ruin probability)에 대한 룬드버그 부등식(Lundberg inequality) 또는 꼬리확률을 다룰 수 있다.
보험·금융에서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중요한 분포는 적분꼬리분포(integrated tail distribution) 또는 평형분포(equilibrium distribution)다. 평균 μ를 갖는 [0, ∞) 위의 분포 F의 적분꼬리분포 FI와 그 고장률 λI는 다음과 같으며, λI는 평균잔여수명(mean residual lifetime)의 역수다.
여기서 평균잔여수명 e(t)는 나이 t인 개체가 앞으로 더 살 기대시간이다.
극단사건(extremal events) 연구에서는 적분꼬리분포의 준지수성(subexponential property)을 논해야 할 때가 많다. [0, ∞) 위의 분포 F가 다음을 만족하면 준지수분포(subexponential)라 하고 F ∈ 𝒮로 쓴다(F(2)는 2중 합성곱).
준지수성에 관한 충분조건이 알려져 있다. 특히 F가 정칙변동(regularly varying) 꼬리를 가지면 F와 FI 모두 준지수분포다. 따라서 F가 파레토분포이면 적분꼬리분포 FI도 준지수분포다. 일반적으로 적분꼬리분포의 준지수성 확인은 쉽지 않은데, 이때 클래스 𝒮∗가 유용하다. F ∈ 𝒮∗이면 FI ∈ 𝒮가 성립한다. 예컨대 고장률 λ가 limsupx→∞ xλ(x) < ∞을 만족하면 FI ∈ 𝒮이며, 이를 통해 F가 로그정규분포일 때 FI가 준지수분포임을 알 수 있다.
준지수분포는 “큰 손해 한 건이 합계를 지배하는” 두꺼운 꼬리 분포(파레토·로그정규)다. 이런 분포는 보통 고장률이 0으로 천천히 감소(DFR 경향)하며, 이 느린 감소가 곧 큰 손해의 위험을 키운다. 그래서 고장률의 점근 거동(xλ(x)의 극한 등)을 보면 적분꼬리분포가 준지수적인지 — 즉 거대손해 위험이 큰지 — 판정할 수 있다.
이산 분포의 고장률도 보험에서 유용하다. N을 분포 {pk = Pr{N=k}, k=0,1,2,…}를 갖는 비음수 정수값 확률변수라 하자. 이산 분포의 이산 고장률(discrete failure rate) hn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N이 한 생명이 생존한 정수 햇수라면, 이산 고장률은 “n년을 살아남았다는 조건 아래 다음 해에 사망할 조건부 확률”이다. 꼬리확률 an=Pr{N > n}을 쓰면 hn=pn/(pn+an), 그리고 an/an−1 = 1 − hn이 성립한다.
연속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산 분포에서도 노화 개념을 정의한다. an+1/an이 n에 대해 증가하면 이산 감소고장률(D-DFR), 이산 고장률 hn이 n에 대해 감소하면 이산 강감소고장률(DS-DFR)이라 한다(DS-DFR ⊂ D-DFR). 유용한 결과로, 분포가 로그볼록(log-convex), 즉 pn2 ≤ pnpn+2이면 DS-DFR이다. 대칭적으로 an+1/an이 증가하면 D-IFR, hn이 증가하면 이산 강증가고장률(DS-IFR)이며, 분포가 로그오목(log-concave)이면 DS-IFR이다. 따라서 음이항분포는 0 < α ≤ 1이면 DS-DFR이고, 푸아송분포와 이항분포는 DS-IFR이다. 연속의 지수분포에 대응하여, 양의 상수 이산 고장률을 갖는 유일한 이산 분포는 기하분포다.
보험에서 중요한 이산 분포로 혼합푸아송분포(mixed Poisson distribution)가 있다. 혼합분포 B가 IFR(DFR)이면 혼합푸아송분포는 DS-IFR(DS-DFR)이 됨이 알려져 있다(예: B가 감마분포이면 혼합푸아송은 음이항분포). 또한 DS-IFR은 합성곱에서 닫혀 있고, DS-DFR은 혼합 및 이산 기하합성에서 닫혀 있다.
고장률(위험률, hazard)은 국내 보험상품 개발의 출발점이다. 사망·진단·입원·수술 등 각 담보의 발생률을 연령·성별로 추정한 것이 곧 위험률이며, 이를 토대로 보험료·준비금이 산출된다. 본문의 순간 위험률 개념이 국내 경험위험률(경험생명표·발생률) 산출과 정확히 대응한다.
국내에서는 보험개발원·업계 경험통계로 표준위험률을 산출하고, 각 사가 자사 경험·언더라이팅 수준에 맞게 조정한다. 위험률 산출에는 공공 의료·건강 통계(표본코호트·국민건강보험·건강검진 등)가 핵심 자료로 쓰이며, 발생률·입원율·수술률 등 본문의 위험률 개념이 실데이터로 추정된다.
국내 신상품 개발은 담보별 위험률 산출에서 시작한다. 경험생명표·공공 의료통계로 발생률을 추정하고, 이를 보험료·준비금으로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