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드무아브르(Abraham de Moivre)는 1667년 5월 26일 프랑스 비트리-르-프랑수아에서 태어났다. 소뮈르 대학에서 하위헌스(Huygens)의 확률론 논저를 접했다. 위그노(개신교도)였던 그는 1688년 프랑스를 떠나 영국으로 갔고, 거기서 뉴턴(I. Newton)·핼리(E. Halley)와 가깝게 지냈으며 요한 베르누이와도 오랜 서신을 주고받았다.
그의 첫 수학적 기여는 확률론이었다. 1712년의 Mensura Sortis, 그리고 더 유명한 1718년의 Doctrine of Chances로 이어졌는데, 후자는 1812년 라플라스의 해석적 확률론이 나오기 전까지 가장 중요한 확률론 교과서였다.
학문적 명성은 높았으나 정규직을 얻기 어려웠다. 케임브리지·옥스퍼드는 비국교도를 배제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학 가정교사로 생계를 잇고 출판으로 빈약한 수입을 보충했다. 보험계리 분야에서의 명성은 1725년 저서 Annuities upon Lives(생명연금론)에서 비롯되며, 생전에 세 차례 재간되었다. 수학 교습을 그만둔 뒤에는 도박사·언더라이터·연금 판매자를 위해 확률(배당률)이나 가치를 계산하며 살았다. 1754년 11월 27일 런던에서 87세로 사망했다.
1712년 논문은 산술 규칙과 함께 확률론을 소개한 글로, 야코프 베르누이의 Ars Conjectandi보다 앞선다. 여기에는 도박사의 파산(gambler’s ruin) 문제의 최초 인쇄본과 독립(independence) 개념의 명확한 정의가 담겨 있다. 이 내용은 1718년 Doctrine of Chances로 통합·확장되었다.
가장 중요한 기여는 제2판 이후에 등장한다. 드무아브르는 야코프 베르누이의 큰 수의 법칙을 정교화하여, 정규밀도(normal density)가 이항분포를 근사함을 증명했다. 이 결과가 오늘날 드무아브르–라플라스 정리로 불리며, 중심극한정리(central limit theorem)의 특수한 경우다. 그 부산물로 그는 큰 정수 n에 대한 계승(factorial)의 근사가 필요했는데, 이는 스털링(J. Stirling)에게 귀속된다.
동전을 n번 던질 때 앞면 횟수(이항분포)의 분포가, n이 커지면 종 모양의 정규분포에 가까워진다는 발견이다. 훗날 일반화된 것이 중심극한정리로, 앞서 본 표제어 ‘총 클레임 분포의 근사’에서 정규근사의 이론적 근거가 바로 이것이다.
드무아브르가 Annuities를 쓸 당시 이용 가능한 생명표는 두 가지뿐이었다 — 그론트(Graunt)의 런던 표와 핼리(Halley)의 브레슬라우 표. 이 표들을 더 잘 다루기 위해, 드무아브르는 12세 이상의 자료에 직선을 적합했다. 사망률 관점에서 이는 곧, 생존자 수가 나이에 따라 일정하게(선형으로) 줄어든다고 가정하는 것이다(ω는 최고연령).
이 가정 아래에서는 생명표의 두 값 사이를 보간(interpolation)하여 임의 시점의 생존자 수를 구할 수 있다.
이로부터 x세인 사람에 대한 연 1원 종신생명연금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얻는다. 우변에는 확정연금(annuity-certain)의 가치가 들어간다.
이후 장에서 드무아브르는 이 결과를 여러 생명에 대한 연금, 유족연금(reversion), 연속생명으로 확장한다. 다만 그가 유도한 생존자연금 공식은 오류가 있었다. 같은 시기 토머스 심프슨(Thomas Simpson)이 유사 문제를 다루며 일부는 드무아브르를 베끼고 일부는 수정·교정했다.
생존자 수가 나이에 따라 직선으로 감소한다는 가정은, 사망이 모든 나이에 고르게(균등하게) 분포한다는 말과 같다. 이때 사망력(force of mortality)은 다음처럼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
계산이 매우 간단해서 오늘날에도 교육용·근사용으로 쓰인다. 한계는, 실제 사망은 균등하지 않고 노년에 급증하므로 정밀한 실무에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곰페르츠 법칙으로 개선).
최고연령 ω = 100인 드무아브르 법칙을 가정하자. 40세인 사람이 (1) 앞으로 20년 생존할 확률, (2) 70세에 도달할 확률을 구하라.
잔여수명 범위는 ω − x = 100 − 40 = 60년이다.
(1) 20년 생존확률: 20p40 = 1 − 20/60 = 2/3 ≈ 0.667
(2) 70세 도달 = 30년 생존: 30p40 = 1 − 30/60 = 1/2 = 0.5
드무아브르는 다른 수학 주제로도 몇 편의 논문을 남겼다. 특히 (cos x + i sin x)n을 사인·코사인으로 전개한 그의 유명한 공식(드무아브르의 정리)이 잘 알려져 있다.
주요 저작: de Moivre, A. (1712) De Mensura Sortis; (1718) The Doctrine of Chances; (1725) Annuities upon Lives. 그 외 Hald (1990) A History of Probability and Statistics before 1750; Stigler (1986) The History of Statistics 등. (원문 [1]–[18] 참조)
드무아브르의 균등분포 사망법칙을 한국 실무에서 그대로 쓰는 곳은 없다. 보험료·준비금 산출은 보험개발원 경험생명표(2024년 4월부터 제10회 적용)와 회사 자체 경험률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핵심 아이디어 — 복잡한 생존함수를 단순한 분포로 근사한다 — 는 형태를 바꿔 한국 실무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단수기간 사망 균등분포(UDD) 가정이다. 연 단위로 작성된 생명표를 월 단위 계산에 쓰려면 연도 내 사망 시점에 대한 가정이 필요한데, 국내 보험료 산출과 책임준비금 월할 계산은 관행적으로 연도 내 사망이 균등하게 발생한다고 가정한다. 1년이라는 구간 안에서는 모든 가입자가 드무아브르의 세계에 사는 셈이다. IFRS17 도입 이후 부채 평가가 월별 현금흐름 프로젝션으로 정밀화되면서, 연 단위 가정을 월 단위로 나누는 이 균등분포 보간의 실무적 중요성은 오히려 커졌다.
드무아브르 법칙의 상징인 한계연령 ω는 경험생명표의 최종연령 개념으로 이어진다. 수명 연장에 따라 회차를 거듭할수록 고령 구간이 확장되어 왔고, 제10회 표 기준 평균수명은 남 86.3세·여 90.7세에 이른다. 종신연금·종신보험의 K-ICS 장수위험 측정에서는 표가 끝나는 나이 이후를 어떻게 외삽하느냐가 요구자본에 영향을 주므로, "ω를 어디에 두는가"라는 교과서적 질문이 실무에서는 자본 이슈로 바뀐다.
또한 드무아브르 법칙은 한국 보험계리사 시험과 대학 보험수리 교육의 표준 교보재다. 균등분포 가정 아래에서는 생명연금·보험의 일시납순보험료가 닫힌 식으로 풀리기 때문에, 보험수리 기호 체계를 익히는 첫 관문으로 지금도 출제·강의된다. 실무 진입 전 직관을 기르는 용도로는 여전히 현역인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