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리에서 보정·평활(graduation)이란, 추정된 수치들의 집합을 보험 목적에 적합한 패턴에 부합하도록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전형적인 맥락은, 연금·보험의 보험료와 준비금을 계산하기 위해 추정 사망률을 조정하는 일이다. 생명표의 원시(crude) 사망률 추정치는 나이가 바뀜에 따라 들쭉날쭉한 패턴을 보일 수 있는데, 직관과 사업적 고려는 사망률이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변하기를 요구한다. 보정·평활은 그런 바람직한 패턴을 띠면서도 원시 추정치가 담은 정보를 적절히 반영하는 ‘보정된(graduated)’ 계열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찰 자료에서 나온 들쭉날쭉한 사망률(원시율)을, 부드럽고 그럴듯한 매끈한 사망률(보정율)로 다듬는 작업이다. 핵심은 두 가지를 저울질하는 데 있다 — 자료에 얼마나 잘 들어맞는가(적합·fit) vs 얼마나 매끄러운가(평활·smoothness). 둘 다 완벽히 만족시킬 수는 없어 절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18세 남성에게, 그가 생존해 있는 한 향후 9년 동안 매년 말 10 000을 지급할 기금 F를 6% 이자로 마련한다고 하자. 기대지급액에 맞춘 기금액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kp18은 18세 남성이 18+k세까지 생존할 확률이며, 이 값들을 어떻게 고를지는 보험계리적 판단의 문제다.
한 가지 방법은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기존 생명표를 채택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적합한 모집단의 사망 자료로 표를 새로 구성하는 것이다. 원문 표의 원시율 qx는 18세에서 0.0133(=133)으로 낮게 시작해 23세에서 170으로 오르고, 27·28세에서 165로 떨어졌다가 다시 174로 오른다. 25~30세 사이에서 관찰 사망률이 움푹 들어가는 현상(the dip)은 드물지 않으며, 이는 사업용 생명표 구성에 특별한 문제를 일으킨다.
원시율을 그대로 넣으면 기금액은 67 541이 된다. 그런데 원시율을 쓰면 나이가 더 많은 남성에게 필요한 기금이 더 적어지는 모순이 생길 수 있다 — 사망률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보정된 사망률(18세 142에서 시작해 단조 증가)을 넣으면 기금액은 67 528로, 나이가 들수록 필요한 기금이 단조 증가한다. 상업적 맥락에서는 이런 단조성이 정당화하기 쉽다.
원시율을 쓰면 28세 가입자 기금이 27세 가입자 기금보다 적게 나올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이고, 보정은 이를 어떻게 해결하나?
표본오차로 28세 원시 사망률이 우연히 낮게 관측되면, 더 나이 든 사람의 위험이 더 작아 보이는 비상식적 결과가 나온다. 보정은 인접한 나이들의 정보를 함께 빌려 단조 증가하는 매끈한 율로 다듬어, 가격·기금이 나이에 따라 일관되게 움직이도록 만든다.
기준변수(criterion variable) x의 상태마다 결과변수(outcome variable) ux의 추정치가 대응하는 표를 떠올려 보자. 기본 가정은 “기준이 상태에서 상태로 변할 때 결과변수가 점진적·체계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정이 정당화되지 않으면 보정 작업은 의미가 없다.
또 다른 가정은 추정치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추정치는 표본오차·측정오차를 동반하므로, 보정값 vx는 원시 추정치의 불확실성 범위 안에 놓여야 한다. 결과변수로는 사망력, 장해율, 탈퇴율, 손해율 등이 올 수 있고, 기준변수는 다차원(예: 나이와 장해 정도)일 수 있다(이 글은 1차원만 다룬다). 보정의 사고방식·기법은 인구학과 ‘불량설정(ill-posed) 문제’ 문헌에서도 발견된다.
크게 두 범주로 나눈다. (1) 함수로 정의된 곡선을 적합하는 접근과 (2) 그 밖의 기준을 쓰는 접근이다. 곡선 적합형은 모수로 인덱싱된 함수족을 고르고, 통계적 추정법으로 원시 추정치에 가장 잘 맞는 구성원을 찾는다. 이렇게 적합한 값이 보정값이다. 이 방법은 자료에 없는 x 값에 대해서도 적합값을 줄 수 있다. 다른 기준을 쓰는 접근은 준모수·비모수적이며(작도법, 임시방편적 방법 등), 보통 자료에 존재하는 x에 대해서만 보정값을 준다.
이 접근은 함수 형태의 선택과 적합 기준의 선택으로 정해진다. 생명표에 흔히 쓰는 함수 형태는 사망법칙과 관련된 것으로, 곰페르츠(Gompertz), 와이불(Weibull), 메이크햄(Makeham), 스플라인(splines) 등이 있다. 인기 있는 적합 기준은 일반화선형모형(GLM)과 최대우도법이다. 우도법은 원시 자료 수집의 표본추출 방식과 x에 따른 추정치의 점진적 변화에 관한 가정을 한다.
예컨대 곰페르츠 법칙은 사망력이 나이에 따라 지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본다(μx=Bcx). 메이크햄은 여기에 연령무관 상수항을 더한다(μx=A+Bcx). 이런 몇 개의 모수만 자료에 맞추면 자동으로 매끈한 곡선이 나오므로(평활은 함수 형태가 보장), 적합도만 신경 쓰면 된다. 장점은 자료에 없는 나이까지 외삽·내삽이 가능하다는 점, 단점은 가정한 함수 형태가 실제 패턴과 다르면 편향이 생긴다는 점이다.
원시값들의 대칭 가중이동평균으로 보정값을 만든다.
여기서 n과 가중치 ar의 선택에 따라 서로 다른 보정이 나온다. 이 방법들은 원시 추정치의 불규칙성을 ‘평활(smoothing)’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일반적으로 사전에 바람직한 패턴을 재현하려 하지는 않지만, 가중치는 보정값이 국소적으로 3차 다항식 같은 매끈한 곡선에 가까워지도록 정하는 경우가 많다.
커널 방법은 이동평균법의 일반화로, 커널 평활로 가중치를 정해 보정값을 만든다.
휘태커는 베이즈(역확률) 논증과 유사한 방식으로, 보정값이 다음 목적함수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적함수는 원시값과 보정값의 불일치(적합도)와 보정값 거동의 거칠기(roughness)를 저울질한다.
여기서 ω는 자료표의 x 상태 수, wx는 제곱편차 (vx−ux)2의 상대적 기여를 재는 가중치, Δzvx는 vx의 z차 전진차분, h는 불일치와 거칠기 사이의 균형을 표현하는 양의 상수다. 불일치 측도가 작을수록 보정값이 원시값에 가깝고, 거칠기 측도가 작을수록 보정값이 매끄럽다.
휘태커–헨더슨 목적함수는 두 항의 합이다.
h가 크면 평활을 더 중시(매끈하지만 자료와 멀어짐), h가 작으면 적합을 더 중시(자료에 가깝지만 거칠다). z=2면 “직선에서 벗어남”, z=3이면 “2차곡선에서 벗어남”을 벌한다.
이 목적함수의 최소화는 어렵지 않다. wx는 보통 그럴듯한 모형으로 계산한 ux의 추정분산에 반비례하게 정하고, z는 2·3·4로 제한한다. h의 선택은 까다로워서, 실무에서는 여러 시험 보정을 만들어 본 뒤 전반적 ‘성공’ 평가에 근거해 최종 보정을 고르는 것이 가장 흔하다. 목적함수는 제곱항을 다른 거듭제곱으로 바꾸거나 거칠기 측도를 정교화하거나 다차원으로 확장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변형할 수 있다.
완전 베이즈 접근도 잘 정리되어 있다. 휘태커의 원래 접근은 완전 베이즈 분석의 극한 사례로 유도할 수 있다. 완전 베이즈 정식화가 존재함에도, 실무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것은 여전히 휘태커 방식이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최근 생명보험용 기초평가 사망표(미국계리학회 후원)에 휘태커 방식이 쓰였다.
보정·평활은 지금도 학자들 사이에서 연구와 논쟁을 자극한다. 최근의 혁신적 활용으로는 정보이론 방법, 교차검증 방법 등이 있다. 학문적 문헌이 실무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휘태커의 접근은 시간의 검증을 견뎌 낸 것으로 보인다.
h를 아주 크게, 또는 아주 작게 잡으면 각각 어떤 보정이 나오나? 실무에서는 어떻게 정하나?
h→0이면 평활 항이 무시되어 보정값이 원시값과 거의 같아진다(과대적합·여전히 들쭉날쭉). h→∞이면 거칠기를 0으로 만들어, z=2일 때 보정값이 완전한 직선으로 수렴한다(과대평활·자료와 동떨어짐). 실무에서는 여러 h로 시험 보정을 만들고 적합도 검정과 매끄러움을 함께 살펴 절충점을 고른다.
보정·평활(graduation)은 경험자료에서 얻은 들쭉날쭉한 위험률을 매끄러운 곡선으로 다듬는 작업으로, 국내 경험생명표·표준위험률 작성의 필수 단계다. 표본이 적은 고연령·특정담보에서 관측 위험률이 불안정하므로, 평활을 통해 연령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위험률을 만든다.
본문이 강조한 '적합도와 평활성의 균형'은 국내 위험률 산출에서도 핵심이다. 과도한 평활은 실제 위험을 가리고, 과소 평활은 표본오차를 그대로 남긴다. 스플라인·모수모형(Gompertz–Makeham) 등이 활용된다.
국내 경험생명표·위험률은 원자료 추정 후 평활을 거쳐 확정된다. 고연령·소표본 구간일수록 평활의 역할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