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절단(censoring)은 관측 대상에 대해 부분적인 정보만 갖거나 관측이 불완전(incomplete)한 상황을 가리킨다. 통계학·공학·보험계리학에서 공통으로 다루는 주제로, 지난 40여 년간 계산 능력의 급격한 향상과 함께 크게 발전했다. 중도절단은 중도절단자료(censored data)와 밀접히 연결되며, 생물통계학과 신뢰성 이론(수명 시험, life testing)의 핵심 주제다.
전형적인 상황을 보자. 여러 개체(unit) 또는 개인을 시험·관찰 아래 두고, 특정 사건이 일어나기까지의 시간(사건 발생 시간, time to event)을 측정한다. 실험은 반드시 종료되므로 관찰 기간은 유한하다. 이 기간 동안 일부(또는 전체) 개체에서 사건이 일어나면 그 정확한 발생 시각을 관찰해 기록한다. 반면 어떤 개체에서는 사건이 끝내 일어나지 않거나(이 사실과 연구 종료 시각을 기록), 중간에 여러 이유로 실험에서 이탈한다(추적 실패 lost to follow-up, 탈퇴 withdrawal, 중도포기 dropout, 계획된 제거 등). 이 모든 경우 관찰에 중도절단이 존재한다. 임상시험처럼 피험자가 서로 다른 시점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기도 하는데, 이를 시차 진입(staggered/staggering entry)이라 한다.
간단히 말해, 어떤 관찰값을 정확히 측정하지는 못하지만 그 값이 어떤 한계를 넘어선다(또는 미친다)는 사실만 아는 경우 그 관찰은 중도절단되었다고 한다. 사망까지의 시간(time to death), 질병의 발병·재발 시간, 자동차보험 가입 유지 기간, 건강보험의 입원 지급액, 장해 지속 기간 등이 모두 사건 발생 시간의 예다. 이러한 자료를 생존자료(survival data) 또는 고장시간자료(failure time data), 단순히 중도절단자료라 부른다.
“언제 사건이 일어났는지”를 알고 싶은데, 연구가 끝날 때까지도 사건이 안 일어나거나 대상자가 중간에 연락이 끊겨 “최소한 이 시점까지는 사건이 안 일어났다”는 사실만 아는 상황이 중도절단이다. 값을 완전히 모르는 게 아니라 어느 방향으로 얼마만큼 크다(작다)는 정보를 가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중도절단에서 흔히 쓰는 기호는 다음과 같다. 고장시간·수명·사건발생시간 변수 T는 항상 비음수이다(T ≥ 0). T는 유한개 값 a1, a2, …, an을 취하는 이산형이거나, 반직선 [0, ∞)에서 정의되는 연속형일 수 있다. 확률변수 X가 다음과 같이 정의될 때 이를 중도절단된 고장·생존시간 확률변수라 한다.
여기서 U는 비음수 중도절단 변수(censoring variable)다. U는 실험자가 T의 참값을 관찰하지 못하게 막는 교란변수(confounding)·잠재변수(latent)로 볼 수 있다. 중도절단을 다루려면 (1) 명확한 시간 원점(자동차보험 개시, 치료 시작, 임상시험 배정 등), (2) 시간척도(일·주·주행거리 등), (3) 사건의 명확한 정의(잘 정의된 중대 수리, 사망 등)가 필요하다.
중도절단된 관찰은 결측(missing) 관찰과 다르다. 중도절단의 경우 중도절단 시각이나 비절단 관찰 대비 절단 관찰의 순서가 알려져 있어 표본 분포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지만, 결측 관찰은 그러한 정보를 전혀 주지 못한다. 또 중도절단은 부분적 정보만 제공하므로, 직관적으로 중도절단이 늘수록 통계적 정보는 줄어든다.
가장 흔한 유형이다. 연구 종료·추적 실패·중도포기 때문에 실제로는 X = min(T, U)를 관찰한다. X 외에 고장 여부를 나타내는 고장지표 변수(failure indicator) δ도 관찰한다.
이는 고장(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는지(δ=1) 아니면 중도절단되었는지(δ=0)를 알려준다. 일부 소프트웨어는 반대로 정의된 중도절단 지표 변수 c = 1 − δ (T≤U이면 0, T>U이면 1)를 쓴다. 우중도절단 표본의 관찰값은 다음 쌍으로 주어진다. 만약 U=∞이면 중도절단이 없고 자료는 완전(complete)하다.
좌중도절단에서는 X = max(T, U)와 그 고장지표 변수 e(U≤T이면 1, U>T이면 0)를 관찰한다. 어떤 사건까지의 시간을 측정하는 연구에서, 대상이 연구에 들어올 때 이미 사건이 일어난 경우가 있다. 이를 나중에 발견하면 그 시각은 좌중도절단된 것이다(“적어도 이 시점 이전에 일어났다”만 앎).
구간중도절단에서는 고장이 어떤 시간 구간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만 안다. 즉, T 자체 대신 T ∈ (L, R)인 구간 (L, R)을 관찰한다.
예를 들어 종양을 수술로 제거한 뒤 재발을 관찰한다고 하자. 수술 3개월 후 검사에서는 암이 없었는데 5개월 후 검사에서 재발이 확인되면, 재발 시간은 3개월과 5개월 사이에 있다(구간중도절단). 수명시험에서 개체를 여러 차례 검사하는 경우에도, 고장이 두 검사 사이의 어느 구간에서 일어났다는 것만 알게 된다. 구간중도절단은 좌중도절단과 우중도절단의 결합으로 볼 수 있으며, 비종말적(재발 같은) 종점을 다루는 연구나 신뢰성 공학에서 흔하다.
스탠퍼드의 한 정신의학자가 아프리카 마을 아이들이 어느 나이에 특정 과제를 할 수 있게 되는지를 알고자 했다. 도착했을 때 이미 과제를 할 줄 아는 아이들 → 좌중도절단, 머무르는 동안 배운 아이들 → 나이 기록(정확 관찰), 떠날 때까지 못 배운 아이들 → 우중도절단. 한 연구에서 세 종류가 함께 나타난다.
중도절단은 불완전 자료(incomplete data)의 한 형태다. 불완전 자료는 특정 관찰이 손실되거나 정확·완전하게 기록되지 않은 경우를 뜻하며, 크게 절단(truncation)과 중도절단(censoring)으로 나뉜다.
일부 저자는 조금 다르게 구분한다. 코호트(cohort)·종단 연구를 사전에 정한 고정 날짜에 종료하면 자료가 절단되었다고(→ 아래 Type I), 미리 정한 수의 사망이 관찰될 때까지 연구를 지속하면 자료가 중도절단되었다고(→ 아래 Type II) 한다. 형식적으로 우절단 자료는 반평면 T ≤ V 위의 관찰 (T, V)로 이루어진다(V는 절단변수). 도수분포표를 만들기 위한 자료의 구간화(grouping)도 중도절단의 일종 — 구간중도절단이다.
절단은 “그 관찰이 표본에 아예 들어오지 못한다”(존재 자체를 모름). 중도절단은 “그 관찰이 표본에 들어오긴 하는데 값을 끝까지 모른다”(존재·개수는 알고 한계만 앎). 보험에서는 공제액(deductible)이 아래쪽 절단, 보상한도(policy limit)가 위쪽 중도절단의 대표 예다.
중도절단 변수 U의 성격으로도 중도절단을 구분한다. 표본 (T1, U1), …, (Tn, Un)을 생각하자.
모든 Ui가 같을 때를 Type I이라 한다. 이때 U는 확률 1로 특정값을 취하며, 연구는 미리 정한 고정 중도절단 시각(fixed censoring time)에 종료된다. 예를 들어 전자소자 수명시험에서 2년 뒤 종료하고 모든 개체를 정리한다. 고정 중도절단 시각을 uc라 하고 우중도절단이면 Ti 대신 다음을 관찰한다.
여기서 실험 기간은 고정이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 수는 무작위다. 모든 개체의 중도절단 시각이 같으면 단일 중도절단(single censored), 개체마다 다르면 다중 중도절단(multi-censored)이다.
Ui가 r번째 고장 시각 T(r)과 같을 때를 Type II라 한다. 즉, r번째 고장이 일어나면 실험을 멈춘다.
공학 수명시험·신뢰성 실험에서 흔하며, 미리 정한 개수 r(또는 비율 p)의 사건이 발생하면 실험을 중단한다. 이 경우 실험 기간은 무작위다.
Ui가 진정한 확률변수일 때를 무작위 중도절단이라 한다. 개체가 무작위로 탈퇴하는 경우로, 임상시험에서 매우 흔하다. U의 분포를 고정값에 퇴화된(degenerate) 분포로 보면 Type I은 무작위 중도절단의 특수 경우임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듯 고정 중도절단 시각이 모두 같으면 단일 중도절단, 개체마다 다르면 다중 중도절단이다. 또 점진적 중도절단(progressive censoring)은 계획적·무작위적으로 중도절단이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로, 대개 Type II와 연관된다(progressive Type II). 수명시험에서 n개를 올려두고 일부를 고장까지 관찰하되, 각 고장 시점마다 생존 개체 중 일부를 무작위로 제거(중도절단)하는 식이다. 완전 표본과 전통적 Type II 우중도절단은 모두 이 스킴의 특수 경우다.
중도절단은 정보적(informative)과 비정보적(noninformative, 또는 독립 independent)으로도 구분된다. 중도절단이 비정보적(독립)이라 함은, 중도절단 변수 Ui가 Ti와 독립이거나, Ui의 분포가 Ti의 분포와 공통 모수를 전혀 갖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Ui가 미리 정해진 연구 종료 시점이면 T와 독립인 것이 자연스럽다. 반면 Ui가 환자가 받는 치료와 관련된 이유로 중도 탈락한 시점이라면 Ui와 Ti는 독립이 아니기 쉽다(정보적 중도절단).
F와 G를 각각 T, U의 누적분포함수(cdf), 대응 생존함수를 F̄, Ḡ, 밀도함수를 f, g라 하자. 흔히 F̄(t)를 S(t)로 쓴다.
T와 U가 독립이면 X=min(T,U)의 분포 H는 생존함수의 곱 관계를 만족한다. 또 T가 U보다 확률적으로 작으면(F̄(t)≤Ḡ(t)) 비절단 확률 p≥½이다.
중도절단이 T와 독립이면, “관찰이 끊겼다”는 사실 자체가 T의 크기에 대한 추가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대로 생존함수를 추정해도 편향이 없다(“무시해도 되는” ignorable 중도절단). 반면 예후가 나쁜 사람이 더 많이 탈락하는 식으로 중도절단이 T와 얽히면(정보적) 순진한 추정은 편향되는 까다로운 문제가 된다.
중도절단자료와 생존분석의 통계 방법론 대부분은 우도(likelihood)에 기초한다. 핵심 아이디어는 각 관찰이 우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다.
독립(비정보적) 중도절단이고 U의 분포가 모수에 의존하지 않으면, 우도는 각 관찰의 기여를 곱한 간결한 형태가 된다. 즉 사망은 f(xi), 우중도절단은 S(xi)로 기여한다.
반면 정보적(의존) 무작위 우중도절단 자료의 우도는 조건부 생존함수까지 들어가 더 복잡하다(ϑ, φ는 파라미터, ḠU|T, F̄T|U는 조건부 생존함수).
독립 중도절단에서 관찰이 비절단될 확률 p(δ=1일 확률)은 다음과 같다.
흥미롭게도 T와 U의 위험률(hazard)이 비례하면(λU(t)=βλT(t), 즉 Ḡ(t)=[F̄(t)]β) X와 δ가 독립이 되며, 이 Koziol–Green 모형에서 β는 관찰이 비절단될 확률과 같다.
생존시간이 율 λ의 지수분포 f(t)=λe−λt, S(t)=e−λt를 따른다. 독립 우중도절단 자료 (xi, δi)에서 λ의 우도를 쓰고 최우추정량을 구하라.
각 사망은 f(xi)=λe−λxᵢ, 각 우중도절단은 S(xi)=e−λxᵢ를 기여하므로
L(λ) = ∏i (λe−λxᵢ)δᵢ(e−λxᵢ)1−δᵢ = λ∑δᵢ e−λ∑xᵢ.
로그우도는 ℓ(λ)=(∑δi)·lnλ − λ∑xi. 미분해 0으로 두면 최우추정량 λ̂ = (∑δi) / (∑xi) = (사망 개수) / (총 관찰시간의 합). 즉 “사망 수 ÷ 총 노출시간”으로, 보험계리의 발생/노출률 개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생존·고장시간 분석은 수명·사건발생시간의 분포를 설명하는 확률모형을 다룬다. 생존함수의 모수·비모수 추정, Kaplan–Meier(곱 극한) 추정량, 추정의 표준편차와 점근적 성질, 생존곡선 비교(로그랭크 검정), 회귀모형, Cox 비례위험모형 등을 다루는데, 이 모든 주제에서 중도절단이 핵심 역할을 한다. 중도절단된 인원·개체 수, 위험집합(risk set), 중도절단 시각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 때문에 Kaplan–Meier 추정량은 보통의 경험생존함수와 다르다. 위험함수 λ(t)와 생존함수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보험계리학에서 중도절단은 간접적으로 들어온다. 관찰되는 자료가 보통 일정 기간 뒤 종료하는 전향적 실험·계획된 실험의 패턴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절단은 주로 수명·장해 분포의 구성을 통해 관여한다. 앞서 말했듯 공제액은 아래쪽 절단, 보상한도는 위쪽 중도절단의 예다. 그래서 계리 문헌에서는 “절단된 역가우스분포” 같은 표현이나, 절단과 중도절단을 결합한 좌절단 우중도절단 모형(left truncation right censoring)을 만난다.
이 모형에서 T는 관심 변수, U는 무작위 우중도절단 변수, V는 무작위 좌절단 변수다. 보통 T와 (U, V)가 독립이라 가정하고, V ≤ X일 때만 (V, X, δ)를 관찰하며 V > X이면 아무것도 관찰하지 못한다.
모집단 생명표·사망표는 보험계리학에서 보험료·연금 계산 등에 널리 쓰인다. 같은 시기 출생한 특정 코호트의 출생부터 사망까지를 기록한 코호트 생명표(cohort life table)와, 인구조사·인구동태 통계에서 만들고 보통 가상 코호트 10만 명으로 표현하는 현재(기간) 생명표(current/period life table)가 있다. 일반적으로 모집단 생명표에서는 중도절단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정 질병 환자의 생존자료로 만든 임상 생명표(clinical life table)에서는 환자가 서로 다른 시점에 들어오거나 추적 실패가 생기므로 중도절단을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 구간의 시작·끝, 혹은 구간의 중간에서 중도절단을 처리하는데, 구간 중간에서 처리하는 방식이 고전적인 계리적 추정량(Actuarial Estimator)으로 이어진다.
끝으로, 생존분석·보험계리학의 또 다른 영역인 경쟁위험(competing risks)에서도 중도절단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원인(사망·탈퇴 등)이 경쟁할 때, 한 원인을 관심사건으로 보면 다른 원인에 의한 이탈은 일종의 중도절단(철회 withdrawal)으로 처리된다.
Kaplan–Meier(곱 극한) 추정량은 사망이 관찰된 각 시점에서 “그 직전까지 살아있던 위험집합 중 몇이 죽었는가”를 곱해 생존함수를 세우며, 중도절단된 사람은 자기 이탈 직전까지 위험집합에 남아 기여한다. 계리적 추정량은 구간별 자료에서 구간 중간에 중도절단이 고르게 일어난다고 보고 위험노출수를 반 명 줄이는(“중간” 보정) 전통적 생명표식 추정량이다.
중도절단(censoring)은 관측기간이 끝나거나 다른 사유로 사건(사망 등)을 끝까지 보지 못한 자료를 가리킨다. 국내 경험생명표·위험률 산출은 관측기간 내 계약만 추적하므로, 기간말까지 생존·유지된 계약이 우측절단으로 처리된다. 본문의 생존분석·중도절단 처리가 위험률 추정의 기본 전제다.
절단을 무시하면 위험률이 편향되므로, 노출(exposure)을 정확히 계산해 절단된 관측의 기여를 반영한다. 공공 의료데이터(표본코호트 등)로 발생률을 추정할 때도 추적종료·전출입에 따른 절단 처리가 핵심이다.
경험위험률은 절단된 관측의 노출을 정확히 반영해야 편향이 없다. 추적종료·해지 시점까지의 노출 계산이 위험률 추정의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