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호트(cohort)란 공통의 특성으로 식별되는 대상들의 집단으로서, 관심 결과(사건)에 관해 일정 기간 동안 추적·연구되는 집단을 말한다. 이 정의적 특성은 흔히 출생 연도이다. 관심 사건은 사망이나 질병 발병일 수도, 더 일반적으로 잘 정의된 발생 강도(intensity)를 갖는 어떤 사건일 수도 있다.
보험계리학에서는 생명·의료 보험 가입이 정의적 특성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관심 사건은 사망이나 보험금 청구가 된다. 반대로 보험 상품 마케팅에서는 출생 코호트가 생명·의료 보험을 ‘구매’하는지를 연구할 수도 있는데, 이때는 당연히 구매가 관심 사건이다.
가장 흔한 코호트는 출생 코호트(같은 해/기간에 태어난 사람들)다. 하지만 ‘공통 사건’이 출생일 필요는 없다 — 같은 해 결혼한 사람들(결혼 코호트), 같은 해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 같은 해 입사한 직원들 모두 코호트다. 핵심은 ‘같은 시간 구간에 같은 사건을 공유’한다는 점이다.
‘cohort’라는 단어는 고대 로마 군대에서 한 무리의 병사, 더 정확히는 군단(legion)의 10분의 1을 뜻하던 라틴어 cohors에서 왔다. 오늘날의 의미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프로스트(Frost)가 ‘같은 시기에 태어났다’는 같은 인구학적 특성을 공유하는 집단을 가리키려고 ‘코호트’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프로스트는 연령·성별로 구분한 결핵 사망률을 연구하여, 서로 다른 십 년대에 태어난(서로 다른 출생 코호트에 속한) 사람들의 질병 경험을 비교했다. 그는 잇따른 출생 코호트일수록 발병 위험이 감소하고, 코호트 안에서 결핵의 연령 분포는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코호트’라는 용어는 주로 인구학자, 사회과학자, 보험계리사, 역학자가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인구학에서는 결혼 코호트를, 사회학에서는 이민 연도별 이민자 코호트를 다룬다. 역학에서는 행동·직업·노출 등 다양한 코호트 정의 특성이 등장한다.
역학의 코호트 연구(cohort study)에서는 코호트를 추적관찰(follow-up)하여, 노출 수준이나 다른 요인이 다른 집단들 사이에서 질병(또는 다른 관심 사건)의 발생에 차이가 있는지를 본다.
일부 저자는 시간이 지나도 구성원을 ‘충원’하지 않는 정적 코호트(static cohort)와, 구성원이 시간에 따라 바뀌는 동적 코호트(dynamic cohort)를 구분한다. 예컨대 사회보장 계획자가 실업 예측을 위해 고용/실업 위험을 모형화할 때, 취업·실직으로 구성이 바뀌는 코호트가 동적 코호트다. 특정 회사 근로자의 동적 코호트도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예: 흡연이나 방사선 노출 어느 쪽이 원인인지 모호한 핵시설 근로자 코호트의 폐암 사망 수 예측).
정적 코호트는 처음 정한 멤버가 끝까지 고정(예: ‘1950년생 전원’)이고, 동적 코호트는 들고 남이 있다(예: ‘현재 재직 중인 직원’). 동적 코호트에서는 각자의 노출 기간(exposure)이 달라지므로, 단순 인원수가 아니라 ‘사람-시간(person-time)’ 기반의 발생률(occurrence/exposure rate) 계산이 중요해진다.
연구 대상이 여러 코호트로 나뉘는 모집단을 이룰 때가 많다. 연구자의 과제 중 하나는 코호트 효과(cohort effect), 즉 ‘특정 코호트에 속한다는 사실이 사건의 강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코호트 효과는 보통 출생 시점(예: 임신 중 영양 요인)이나 민감한 연령대(예: 담배 광고 캠페인 노출이 흡연을 유발해 그 출생 코호트의 폐암 사망을 늘림)에 특정 코호트에만 작용한 영향에서 비롯되며, 습관 차이로 나타나기도 한다(예: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생명보험을 덜 구매하는 경향). 코호트 효과는 시간이 지나며 비교적 안정되어야 한다.
코호트 효과는 연령 효과(age effect) 및 기간 효과(period effect)와 대비된다.
보통은 나이가 사건 강도 변동의 가장 큰 부분을 설명한다.
코호트(종단) 분석은 ‘같은 출생집단’을 나이가 들어가며 따라간다(원문 그림 1의 ‘특정 연도 출생 남성’ 곡선). 기간(단면, cross-sectional) 분석은 ‘특정 달력 연도에 관찰된 모든 연령’을 한 시점에서 본다(‘특정 기간 관찰 남성’ 곡선). 둘은 같은 자료를 ‘대각선으로’ 읽느냐 ‘세로로’ 읽느냐의 차이이며, 추세 해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혼동하면 안 된다.
위 세 영향을 모형화하는 한 방법이 이른바 연령-기간-코호트(age-period-cohort, APC) 분석이다. 이 기법은 인구동태통계나 생명표 형태의 자료를 모형화하는 데 유용하다. APC 모형은 보통 생명표를 이루는 율(rate)에 대한 일반화선형모형(GLM)으로 표현된다. 적절한 변환(흔히 로그) 후, 율 Yijk의 기대값 E(Yijk)을 효과들의 합으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여기서 µ는 절편이고 ai, pj, ck는 각각 서로 다른 수준의 연령·기간·코호트 효과를 나타낸다.
이 분석의 잘 알려진 문제는 선형 방법 안에서 세 효과를 모두 식별할 수 없다(unidentifiability)는 점이다. 코호트(출생 연도)와 연령이 정해지면 그에 대응하는 기간(= 출생 연도 + 연령)이 결정되어, 각 (i, j) 쌍에 단 하나의 지표 k만 대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pj, ck가 고정효과라면, 식별 가능하게 하려면 재모수화(reparameterize)해야 한다. ln E(Yijk)의 어떤 선형 증가를 단일 요인(연령·기간·코호트 중 하나)에 귀속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선형성으로부터의 이탈(곡률)은 식별 가능하다. 이 이탈은 연령·기간·코호트의 함수로서 ln E(Yijk)의 비선형 곡률을 재는 척도로, 예컨대 2차 차분 같은 모수들의 선형결합으로 표현될 수 있다.
세 변수는 ‘관찰연도 = 출생연도 + 나이’라는 항등식으로 묶여 있다. 셋 중 둘을 알면 나머지 하나가 자동으로 정해지므로, 세 ‘선형 추세’를 따로 떼어낼 수 없다. 그래서 “베이비부머의 폐암 증가가 코호트(흡연 습관) 때문인지 기간(대기오염) 때문인지”를 선형 추세만으로는 가를 수 없다. 다만 추세에서 벗어난 ‘굴곡’은 식별되며, 베이지안 등 추가 가정으로 보완하기도 한다.
또 다른 모형화 방법은 연령-기간 접근이나 연령-코호트 접근 중 하나를 택해 효과를 추가로(예: 다항식으로) 모수화하는 것이다. 세 효과의 중요성을 평가한 뒤, 저자들은 추세 모형화·율 투영·미래 사건 수 예측을 위해 두 접근 중 하나를 고르곤 한다. 더 흔한 것은 연령-기간 접근이지만, 코호트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코호트 구성원에 대해 수집된 정보(사회·혼인 상태, 특정 증상 유병률, 흡연 습관 등)가 많으면, 사건 강도를 모수적으로 모형화하는 것이 매력적이 된다. 이런 모형은 보통 나이를 주된 변수로 삼는다. 생존분석의 모수적 모형(예: 비례위험모형, 가속실패시간모형)은 코호트별 강도를 모형화하는 합리적 도구가 된다.
두 경험적 코호트별 강도를 비교할 때, 나이가 들면서 수렴이나 교차(crossover)가 관찰되기도 한다 — ‘젊은 나이에 불리하던 코호트가 노년에는 덜 불리하거나 오히려 유리해지는’ 현상이다. 인구학에서 많이 연구된 이 현상은 대개 코호트 내 이질성(heterogeneity)의 결과다. 개별 구성원의 강도는 나이에 따라 증가(예: 와이블 또는 곰페르츠 강도)하지만, 취약하거나 허약한(frail) 개인들이 먼저 사망하면서 집계된 코호트 강도가 노년에 아래로 휘는(downward bow) 것이다.
프레일티 모형(frailty model)은 코호트의 이질성을 프레일티 분포로 명시함으로써 이런 핵심 특징을 포착한다. ‘frailty(허약도)’라는 용어가 처음 도입된 것도 이 맥락이다. 프레일티 분포는 단순(감마)할 수도 있고 더 복잡할 수도 있다.
사망률 모형화에 쓰여 온 단순한 프레일티 모형이 감마-곰페르츠(gamma-Gompertz) 모형이다. 나이 a인 각 개인의 사망률 µ(a, z)은, 나이에 대한 지수항과 개인마다 다르며 나이와 독립인 감마분포 프레일티 z의 곱이다.
여기서 B와 θ는 양의 상수다. 프레일티 z는 ‘비교적 안정적인 유전·환경·생활습관 특성의 결합 효과’를 나타내며, 곧 코호트 효과를 표현하는 확률변수다. 프레일티를 적분해 없애면(integrate out), 코호트 전체의 사망률 m(a)은 로지스틱 곡선 형태가 된다.
여기서 C, D는 상수다. 이 모형을 일반화한 감마-메이컴(gamma-Makeham) 모형은 배경사망률과 기간 효과를 포함해, 고령에서의 사망률 연령 패턴 추세를 설명하는 데 쓰였다.
개개인의 위험(곰페르츠)은 나이와 함께 지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어째서 코호트 ‘평균’ 사망률 m(a)은 고령에서 증가세가 꺾이고(둔화) 로지스틱 곡선처럼 평평해지는가?
집단 안에는 ‘허약한(프레일티 z가 큰) 사람’과 ‘튼튼한 사람’이 섞여 있다. 나이가 들수록 허약한 사람들이 먼저 빠져나가(사망), 생존자 풀에는 점점 튼튼한 사람만 남는다(선택 효과). 그래서 ‘남은 사람들의 평균 위험’은 개인 위험만큼 빠르게 오르지 못하고 둔화된다. 이것이 프레일티를 적분해 없앴을 때 식 (3)의 로지스틱 형태가 나오는 이유다. 원문 그림 1의 ‘아래로 휘는(downward bow)’ 곡선이 바로 이 현상이다.
때로는 개인 수준으로 내려가, 코호트 각 구성원의 사건 강도 모형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실직 후 재취업 강도는 그 사람의 이력(실업 기간, 이전 직장 수 등)에 의존한다. 이때 코호트의 (집계 또는 평균) 강도는 해석적으로 다루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각 개인의 강도를 시간에 따라 투영하고, 개인들에 대해 합산하여 코호트의 미래 사건 수를 추정할 수 있다. 보통은 시간의존 공변량(마커, marker)이 구성원에게 반복 측정된다(예: 회사 코호트에서 매년 발표되는 경제지수로 폐업 위험을 설명).
보험계리학에서는 사건 강도의 모형화·분석이 예비 단계이고, 주된 강조점은 모집단이나 특정 코호트의 미래 사건 수 예측에 있다. 연령·기간·코호트 효과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강도의 미래 투영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중요한 효과를 모형에서 빠뜨리면 예측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 반대로 코호트 효과나 코호트별 강도를 세심히 모형화하면, 사망률/이환율 경험의 불리한 변동 위험이나 의료비 증가 위험, 더 일반적으로는 이른바 C-2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코호트(출생집단)는 같은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시간에 따라 함께 추적하는 단위다. 국내 사망률 분석에서 코호트 관점은 세대생명표·사망률개선 추정에 쓰인다. 같은 연령이라도 출생연도(코호트)에 따라 사망률이 다르게 개선되어 왔기 때문이다.
본문의 코호트 대 기간(period) 구분은 장수위험 평가에서 중요하다. 종신연금·종신보험의 장래 사망률을 코호트별 개선추세로 투영하면, 단순 기간생명표보다 장수위험을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 이는 K-ICS 장수위험·연금 준비금 가정에 영향을 준다.
출생집단별 사망률개선을 반영한 세대생명표는 장수위험 평가의 정밀도를 높인다. 연금·종신보험 가정에 직접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