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적립식 연금이 발달한 나라(미국·캐나다·일본·네덜란드·영국 등)에서 핵심 결정 하나가 기여금을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다. 투자 결정은 ① 약속된 급여 전부를 대기 위한 기여 수준, ② 기여의 변동성, ③ 제도가 청산될 경우 실제로 지급 가능한 급여 수준의 불확실성이라는 세 측면에서 가입자와 후원회사 사이의 위험분담을 낳는다. 연금급여의 위험 중 일부는 경제 — 따라서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다른 상품 — 와 분명히 연결되지만, 인구통계적 위험이나 가입자·후원회사의 (경제적으로 최적과 거리가 먼) 옵션 행사 방식 같은 위험은 기금 보유자산과의 관련이 약하다. 이 글은 주로 최종급여형 DB를 다루며(생애평균형·캐시밸런스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 분석의 틀은 두 가지다 — 기금 전체를 위험회피·후회 같은 인간적 특성을 가진 가상의 단일 투자자로 보는 전통적 제도 중심(scheme-centric) 접근과, 기금을 (이론상 가치를 만들지도 부수지도 않고)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가치와 위험을 재분배하는 중개자로 보는 이해관계자(stakeholder) 접근. 어느 틀에서든 중심 문제는 자산을 왜 보유하는가이며, 그것은 결국 부채의 면밀한 검토를 요구한다. 복잡한 법제·규제·제도규약 아래에 있는 개념은 사실 단순하다 — 사용자가 은퇴 후 급여 일부를 주기로 약속했고, 그 약속의 안전성을 후원회사의 재무상태에 덜 의존하게 만들려고 미리 기금에 적립하는 것이다. 적립금을 어떻게 투자하느냐가 그 약속의 품질을 좌우한다.
직장연금의 투자 제한은 나라마다 다르다 — 거의 무제한(영국)부터, 해외투자 상한(캐나다) 같은 부분 제한, 매우 제한적인 체계(일부 대륙 유럽)까지. 그 위에 보통 집중 한도(예: 특정 증권에 5% 이내)가 있고, 신탁 규제 여부에 따라서도 다르다. 후원회사 자신에 대한 투자는 직장연금에서는 많은 나라가 금지하지만, 개인연금에서는 자사주 투자가 권장되는 나라도 있다. 독일처럼 상당 부분이 별도 기금 없이 장부적립(book reserving) — 발생 연금비용을 후원회사 대차대조표에 계상하고 중앙 보험기금이 후원회사 부실에 대비 — 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으며, 대부분의 국가 연금은 부과방식(PAYG)이다.
채권. 정부·준정부·초국가기구·기업이 발행하며, 고정 또는 물가연동 쿠폰과 만기 원금을 준다. 쿠폰·원금 수령의 확실성은 발행자의 지급 의사·능력에 달려 있다 — 신용등급(S&P, Moody's, Fitch)이 그 신뢰 수준을 나타내고, AAA부터 내려가 BBB 미만은 투자부적격("정크")이다. 시장가치는 장래 현금흐름을 금리와 신용도를 반영한 이율로 할인한 현가이며, 유동성도 중요해 규모가 큰 국채는 비슷한 신용의 소규모 발행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국채–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부도위험 기대와 유동성 선호의 변화를 반영하며 변동이 크다. 채권의 장점은 예측 가능한 수입 흐름과 (대개) 확정된 만기가치다. 장기 일반채권 총수익의 대부분은 쿠폰에서 나온다. 다만 물가연동 발행량은 적고, 하한·상한이 있는 제한적 물가연동(LPI) 발행은 거의 없어 LPI 연동 급여의 완전 매칭은 정적 일반채권 포트폴리오로는 불가능하다. 회사채의 부도위험은 그 회사 주식 수익의 1차 동인과 같은 요인(회사의 건강)에 연동된다 — 그래서 주가가 압박받을 때 신용 스프레드도 벌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식. 회사의 위험자본 지분으로, 종업원·공급자·고객·과세당국·장기채권자에 대한 의무를 모두 이행한 뒤의 상방·하방에 참여한다. 배당은 이사회 재량이라 오르내릴 수 있고 개별 회사의 장기 예측은 어렵다. 위험회피적 투자자는 같은 기대 현금흐름에 더 낮은 값을 지불하며, 그만큼 무위험증권 대비 높은 기대수익 — 주식 위험프리미엄 — 을 요구한다. 보장은 없고 높은 수익의 희망만 있다. 연금의 장래 현금수요에 대한 매칭 수단으로서 주식은 형편없다 — 가치가 극히 변동적이고 고정지급에도 물가연동지급에도 맞지 않는다. 청산 시 회사채(정크 포함)가 주식에 우선한다는 점도 기억할 만하다. 그럼에도 많은 나라에서 연금자산의 상당 부분이 상장주식에 투자되며, 글로벌 분산의 이론적 지지가 오래되었는데도 대부분의 기금이 자국 편중(home bias)을 유지한다. 자국 주식이 부채와 통화가 일치한다는 흔한 설명은, 주식–부채의 거대한 미스매치에 비추면 설득력이 약하고, 송금 곤란 같은 막연한 정치적 위험이나 외국인 과세 변경에 대한 헤지일 수도 있다. 환율 변동은 기초자산 변동만큼 변동적이라 해외투자는 증권수익과 환율의 결합 결정이다. 구매력평가(PPP — 빅맥지수가 가벼운 예)의 실증 근거는 약하고 가격 괴리가 수십 년 가기도 하므로, 국제투자자 다수는 환을 능동적으로 보거나 선도계약으로 헤지한다(무차익 원리가 선도환율을 결정). 다만 회수금액을 미리 알 수 없어 주식의 환위험은 완전히는 못 없앤다. 헤지된 해외시장과 헤지 안 된 해외시장을 별개 자산군으로 두고 최적화하는 접근, 모든 투자자가 일정 비율을 헤지해야 한다는 블랙의 보편적 헤지비율(현실성 낮은 가정에 기반) 등이 거론된다.
대체 자산군. 부동산, 헤지펀드, 벤처캐피털 등 사모주식, 상품(금·목재), 미술품 등은 주식형 투자의 변형으로 볼 수 있다. 배분 여부는 부채 대비 매칭 특성(대체로 나쁨), 기대수익, 부채 대비 변동성, 분산효과를 위한 상관, 유동성, 접근비용에 달려 있다. 상업용 부동산은 임대수입 흐름을 주지만(영국은 상방 전용 임대료 조정의 장기 임대차가 흔함) 가치가 크고 빠르게 변하며 임차인의 신용만큼만 안전하다 — 합동기구(PUT, 미국은 REIT)로 접근성이 개선되나 비용이 높다. 사모주식은 비상장사 투자(벤처·바이아웃·메자닌)로, 약정액이 수년에 걸쳐 집행되고 회수에도 수년이 걸리며 중도 매각은 징벌적 조건이 아니면 어렵다. 헤지펀드는 전략이 잡다해 정의하기 어렵지만, 공통적으로 사실상 비규제이고 레버리지를 쓰며 매수·공매도를 병행한다 — 역사가 짧고 생존편의로 오염된 수치뿐이라 과거 자료는 거의 도움이 안 되고, (성과 연동이라지만) 수수료가 매우 높다.
파생상품. 장래 현금수요의 정밀한 매칭을 제공할 수 있다(→ Derivative Securities). 특히 스왑시장은 현금예치의 이자지급을 고정지급 흐름과 교환하는 식으로, 채권을 복제하거나 맞춤형 부채 현금흐름을 매칭하는 자산을 만들 수 있게 한다. 스왑시장은 현물시장보다 훨씬 크고(파운드 스왑시장은 채권시장의 약 6배) 초장기물 부족을 보완하며, 회사채 포트폴리오에 듀레이션 연장 오버레이로도 쓰인다. 장외(OTC) 거래라 거래상대방 위험이 따르며 담보(현금·국채)로 완화한다 — 다만 수탁자(이사회)가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고 법적 요건을 정비하는 실무 장벽이 작지 않다. 구조화 신용상품(CDO)이나 신용파생(부도스왑)은 아직 초기 단계다 — 후자는 후원회사의 부도에 대한 보호 매입이라는 흥미로운 용도도 있다.
전통적 제도 중심 틀의 투자과정을 거칠게 모형화하면, 기금 수익률
의 기대"효용"을 δ들의 선택으로 최대화하는 것이다. RM은 시장(벤치마크) 포트폴리오, RA는 시장 초과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포트폴리오, RLBP는 모든 경제 상태에서 부채의 수익률을 복제하도록 설계된 부채벤치마크포트폴리오(LBP)의 수익률이다. 실무는 흔히 이를 ① 전략 검토 → ② 구조 검토 → ③ 운용사 선정의 위계로 나눈다. 식 (1)을 다시 쓰면
가 되어, k의 결정이 전략(위험·비매칭 포트폴리오 대 매칭 포트폴리오의 비중), φ의 결정이 구조(패시브 비중), RA의 성질 결정이 선정이다. 좌변은 적립비율의 변화율로 읽을 수 있다. 이 위계적 접근을 지지하는 특별한 "이론"은 없고, 수탁자와의 소통이나 책임 구분 같은 실무적 이유가 크다. 엑슬리–메타–스미스는 모딜리아니–밀러 논리로 k의 선택이 DB 기금에는 (1차적으로) 무차별하다고 주장하며 자문은 2차 효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매칭 포트폴리오는 부채가치와 같은 경제요인 민감도를 갖는 포트폴리오로, 대부분의 제도에서 물가(연금 인상이 물가연동인 경우가 많다)와 무위험금리가 그 요인이므로 물가연동·일반 국채로 거의 채워진다. 매칭 부분이 크면 매칭의 질에 공을 들일 가치가 있고, 작으면 과잉 정밀화의 의미가 적다 — 회사채처럼 금리민감(매칭적)이면서 신용위험(투자적)도 지닌 회색지대도 있다.
공식적 위험예산(risk budgeting)은 엄격한 위계를 버리고, (a) 편안한 총위험 수준(예: 적립비율의 불확실성 Var[Rfund−RLBP])을 먼저 정한 뒤 (b) 그 안에서 수익을 최대화하도록 자산배분 전략과 액티브 위험을 동시에 정하는 사고방식이다. 품질 척도는 위험 단위당 수익, 즉 일반화 샤프비율 또는 정보비율(IR)
이다. 원문의 단순화된 예: 부채가 채권으로 근사 가능하고, 주식시장이 채권을 연 5% 초과수익(표준편차 20%)할 것으로 기대된다면, 100% 적립·전액 주식 투자의 적립비율 위험은 20%, IR은 5%/20% = 0.25다. IR 0.25(상당한 실력)의 액티브 운용사가 시장 대비 4%의 위험(추적오차)을 지면 시장을 1% 초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탁자가 총위험 15%를 정했다. 자산배분(전략) 위험과 액티브 위험 모두 IR 0.25이고 서로 독립이라면 어떻게 나누는 것이 효율적인가?
독립인 두 위험원에 IR이 같다면 같은 크기(약 11%)씩 지는 것이 최적이고, 합성 IR(≈0.25√2)은 어느 한쪽만 쓸 때보다 높다 — 분산효과다. 다만 전략위험 11%(주식 65/채권 35 정도)는 흔해도, IR 0.25로 액티브 위험 11%를 만드는 운용사는 드물다 — 그런 고위험은 공매도 없이는 어렵다. 이 실행상 제약이 위험예산의 현실적 한계다.
스타일. 위험을 "자산배분"과 "종목선택"보다 잘게 나누려는 시도 중 가장 흔한 것이 스타일이다 — 시가총액(소형·대형), 가치(시장가/장부가 비율, 배당수익률) 같은 특성으로, 주로 주식에서 식별되지만 헤지펀드·사모주식에도 있다. 파마–프렌치 등 이론적 정당화 시도가 있으나 같은 자료에서 다른 결론도 나왔고, 실무의 역사는 그보다 길다.
자산배분·포트폴리오 양쪽에서 마코위츠 류의 계량적 최적화가 널리 쓰이지만 약점이 있다 — (a) 하방위험이 아닌 대칭적 위험 척도, (b) 추정오차에 대한 극적인 민감성, (c) 원형 그대로는 부채·벤치마크 대비 성과를 반영하지 못함(정합적 위험측도의 공리적 접근은 Artzner 등). 무엇보다 대체로 단일기간 모형이라 기금 상태에 따른 동적 운용 — 적립상태가 좋으면 공격적으로, 또는 잉여를 잠그는 — 을 다루지 못한다. 그래서 자산부채모형(ALM)이 쓰인다(→ Asset–Liability Modeling): 확률적 자산모형으로 수천 개의 경제 시나리오(수익률곡선·자산수익·물가 등)를 생성하고 기금의 진화를 계산해 "기여율이 임계선을 넘을 확률", "적립상태가 규제 최저선에 닿을 확률" 같은 정보를 얻는다. "고통 지점(distress point)"을 명확히 말할 수 있는 기금에는 고수준 전략 결정에 유용하다. 모형의 선택·보정이 중요하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윌키 모형(→ Wilkie Investment Model) — 1980년부터 발전해 온, 전문을 공표한 최초의 확률적 투자모형군 — 이다. 장기에 초점을 둔 연 단위 이산모형이라 연중의 위험·기회를 무시하고 옵션을 다루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고, 연속화 시도들이 있다. 배분이 정해지면 보통 가중치+시장지수의 벤치마크로 변환된다 — 한동안(특히 영국에서) "중위 기금을 이겨라" 같은 동류집단 벤치마크가 우세했었다.
적립의 주된 목적 하나는 사용자 부도로부터 가입자의 급여를 보호하는 것이다. 민간 사용자는 (거의 정의상) 주식보다도 위험하므로, 결손은 초고위험 자산군에 대한 투자로 간주해야 한다. 듀레이션만 맞춘 국채 포트폴리오는 근사적 매칭일 뿐이고, 급여 현금흐름을 시점별로 맞춘 채권 포트폴리오가 더 낫다 — 충분히 긴 채권이 없다는 문제는 파생 오버레이로 보완하면 거의 모든 투자위험을 매우 낮게 만들 수 있다. 제도의 성숙도 척도로는 수급자:미수급자 비율보다 급여총액:총부채 비율이 적절하다 — 급여총액이 제도에 비해 크면 후원회사의 결손 보전 능력이 좋기 때문이다. 미수급자 부채는 듀레이션이 길어 금리에 더 민감하므로, 역설적이게도 미수급자가 지배적인 제도일수록 금리위험의 헤지(채권 투자)가 더 중요하다.
자산의 평가. 압도적으로 흔한 방법은 최종 체결가 × 보유수량의 시가다. 거래소가 없는 부동산 등은 감정평가에 의존하는데 이는 강하게 평활되어 변동성을 과소표시한다. 기대 현금흐름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하는 방법도 있으나 할인율 선택이 사실상 자의적이고 시장가격과 조화시키기 어렵다 — 그럼에도 일부 계리사는 적립 목적의 자산평가에 부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매개변수가 많아 잉여·결손, 따라서 기여의 경로를 평활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 지분처럼 팔기 전에는 가치를 알 수 없는 자산은 장부가 계상 같은 관행으로 처리한다.
기금의 투자 방식은 여러 이해관계자에 영향을 준다. 1차적으로는 모딜리아니–밀러 정리를 DB에 적용하면 투자전략은 무차별하다. 그러나 제도 안의 암묵적 옵션성, 유한책임, 세금, 회계관행, 재량적 관행, 비용 때문에 전략에 따라 누군가는 다른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득을 본다 — 이 "2차 효과"의 중요성은 밀러가 M&M 모형에 세금을 넣었을 때의 통찰과 같다. 채프먼 등은 이해관계자를 ① 현 가입자 ② 장래 가입 옵션을 가진 종업원 ③ 그 외 종업원 ④ 후원회사 주주 ⑤ 회사 채권자 ⑥ 정부(국세청 포함) ⑦ 전문 자문(청산관리인·운용사·컨설턴트) ⑧ 후원회사의 공급자·고객으로 식별하고, 예컨대 (같은 적립기초율과 잉여 시 최대 재량급여 관행 아래) 주식 중심 → 채권 중심 이동의 효과를 분석했다: 주주는 이득(가입자로의 "급여 누출"과 비용을 수반하는 청산이 줄어드는 효과가, 결손 시 연금 약속을 부도낼 옵션 가치의 감소를 상회), 종업원은 손해(재량급여 가치의 하락이 급여 안전성 증가를 상회), 정부는 세수 증가(세제우대 기금이 작아지고 청산이 줄어 법인세 증가), 컨설턴트는 손해(운용보수·청산수수료 감소), 공급자·고객은 순손해. 효과의 부호는 모형 의존적일 수 있으나 통찰을 주는 분석틀이다.
대리인 문제도 자산배분을 괴롭힌다. 경영진의 이해는 주주와 완전히 정렬되지 않고 정보도 더 많다. 거친 예로, 많은 회계기준(영국 FRS17, 미국 FAS87)의 손익계산서는 자산의 실제수익이 아닌 기대수익을 인식하므로, 회계이익에 보상이 연동된 경영진은 기대수익이 높은 주식 투자를 수탁자에게 권하고 싶어진다. 주주가 이를 "용인"하는 것은 행동을 바꾸게 하는 감시비용이 미스매치 비용보다 클 때다.
인플레이션은 연금기금의 핵심 경제위험이다 — 지급 중 연금은 흔히 (상한·하한부) 물가연동이고, 이연가입자에게는 물가연동 재평가의 법정 권리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재직자에게는 퇴직 시까지의 급여 인상 연동이 급여가치의 큰 부분이다. 과거의 통념은 "노동과 자본이 경제 가치 증가를 대략 일정 비율로 나눈다"는 가정 아래 주식이 급여 인상의 헤지라는 것이었으나, 실증적으로도 이론적으로도 틀린 것으로 밝혀졌다. 급여 인상에 더 가까운 것은 물가이므로, 물가에 수익이 연동된 자산(물가연동채권)이 더 높은 상관을 갖는다. 물가연동채와 일반채의 가격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추출하는 방법론이 인플레이션 헤지 구성에 쓰인다.
자산–부채 비교에는 부채의 정확한 현가 — 경제환경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까지 — 가 필요하다. 후원회사가 약속한 연금을 지급할 의도라면 급여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무위험 기준(최고 신용 채권의 수익률)으로 계산해야 한다 — 놀랍게도 보편적 합의는 아니어서, 연금 약속의 품질(과 부채가치)이 자산 성과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영국 계리 전문직의 합동 연구반은 발생 부채의 투자 가능한 대리물로서 부채벤치마크포트폴리오(LBP)의 사용을 권고했다. LBP는 장래 기여·급여 적립·인구통계 변동이 없다면, 경제환경이 변해도 제도의 현재 지급여력 수준이 유지되게 하는 자산 포트폴리오다(지급여력은 실질·명목 무위험금리의 적절한 조합으로 평가한 발생 부채 기준). 실무적으로 LBP는 대부분 우량 채권 — 연금 인상(물가연동의 상·하한), 이연 중 재평가 규칙 등에 따라 물가연동채와 일반채의 적절한 혼합 — 으로 구성된다. 비교 대상 부채는 제도 중단 시 지급할 발생 급여(accrued liabilities)여야 하며(McLeish–Stewart의 DABM과 유사), 현금흐름은 마진 없는 최선추정으로, 보증되지 않은 인상은 빼되 규약상의 재평가는 넣는다. 모든 가정이 개별적으로 최선추정이어야 한다 — 사망률 개선을 할인율 인하로 얼버무리는 식의 조정은 부채 듀레이션을 왜곡해 LBP 식별을 불가능하게 한다. 조기퇴직도 (재정적으로 중립인 조건이라도 현금흐름 시점이 달라지므로) 명시적으로 가정해야 한다. 수탁자들은 급여 인상까지 반영한 더 큰 부채에 주목하곤 하지만, 그것은 현재까지의 약속이 아니다 — 적립계획의 일부일 수는 있어도 먼저 볼 것은 이미 약속된 급여다. 청산 시 자산이 부족하면 규제·규약이 수급권 계층별 우선순위를 정하며, 이것이 LBP의 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
면역화. 완전한 현금흐름 매칭은 아직 드물다 — 30~40년 초과의 현금흐름은 (스왑·스왑션으로도) 익스포저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흔한 것은 레딩턴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면역화로 주요 금리·물가 위험을 헤지하는 것이며, 분산 포트폴리오를 LIBOR 벤치마크로 운용하면서 물가·금리 헤지 상품으로 스왑하는 제도들도 있다. 부분 매칭의 접근도 다양하다 — 모든 기대 현금흐름의 일정 비율을 매칭(현재 적립수준의 보호), 향후 5~10년치 급여지급을 롤링 매칭, 또는 수급 개시(퇴직) 시점에 그 사람의 현금흐름을 매칭하고 미퇴직자는 매칭을 후순위로 두는 방법. 공공부문 제도도 — 후원자의 지원이 사실상 보장되더라도 — LBP를 식별하고 전략 성과를 그 대비로 측정하는 것이 모범 관행이라 할 수 있다. 적립의 이유 하나가 세대 간 위험 이전의 방지이므로, LBP는 자산–부채 미스매치가 일으킬 교란의 가능성·크기를 재는 기준이 된다.
DC는 자산이 수탁자·가입자의 지시대로 투자되고 부채가 곧 투자가치이므로 자산/부채 위험이 없는 셈이다 — 즉 연금액과의 연결이 끊긴 저축수단인데, 가입자 다수는 자신이 급여대체 제도에 기여하고 있다고 믿거나 위험을 이해하지 못한다. LBP 관점은 "DC가 위험을 가입자에게 떠넘긴다"는 통설이 과장임도 보여준다 — 이연연금(deferred annuity) 투자선택권이 있으면 투자·사망 위험을 연금 제공자에 넘길 수 있고(후원회사 신용에 기대지 않으니 DB보다 부도위험이 낮다고 볼 수도 있다), 그 옵션이 없어도 이연연금의 LBP에 해당하는 장기 일반·물가연동채에 투자할 수 있다(사망위험과 약간의 재투자위험만 남는다 — LBP에 투자한 DB 후원회사와 비슷한 처지). 많은 나라에서 완전적립 DB와 LBP에 투자한 DC의 진짜 차이는, 같은 기여로는 같은 급여를 살 수 없다는 것이다 — 이 차이는 "DB만큼 받으려면 투자위험을 져야 한다"는 안내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한편 DC는 고정된 "상품"이 아니므로 개인은 비연금 저축·기타 자산·고용의 가치까지 총체적으로 보고 결정해야 하며, 위험성향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링. 적립기에는 주식 위주로 가다가 은퇴 예정일이 다가오면 정해진 단계에 따라 채권으로 옮기는 전략(예: 은퇴 5년 전부터 매년 20%p씩)이 실무에서 인기다. 근거로는 ① 주식 수익의 평균회귀(시간분산 — 찬반 증거가 모두 있다), ② 근로소득의 "채권 같은" 성격(젊을 때는 총자산의 위험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금융자산을 주식으로), ③ 은퇴가 다가올수록 연금가격(연금률) 급변으로부터의 면역과 노후 계획의 용이성(연금 구입이 의무인 나라에서 특히 유용)이 꼽힌다. 그러나 결정론적 라이프스타일링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연구들도 있다 — 은퇴 시점까지 주식 배분을 유지하는 편이 낫다는 분석, 금리·위험회피도 등에 의존하는 더 동적인 전략을 권하는 분석이 있고, 건강 악화·구조조정·자발적 선택으로 은퇴일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점도 반영해야 한다.
본문의 자산배분 프레임이 가장 큰 규모로 작동하는 국내 사례는 국민연금기금이다. 세계 최대급 공적연기금으로서 기금운용위원회가 5년 단위 중기 자산배분과 연간 기금운용계획을 정하고, 국내외 주식·채권·대체투자로 분산하는 전략적 자산배분(SAA) 체계를 갖추고 있다 — 본문 3장의 "전략 → 구조 → 운용사 선정" 위계가 그대로 구현된 형태다. 기준포트폴리오(레퍼런스 포트폴리오) 개념의 도입, 해외·대체투자 비중 확대, 위탁운용과 직접운용의 병행 등 본문이 다룬 패시브/액티브, 전문화/멀티에셋 논점이 모두 현재진행형 의제이며, 장기 재정계산(5년 주기)과 연계된 ALM 관점이 자산배분의 출발점이 된다.
퇴직연금 쪽은 본문 9장(DC의 투자위험)이 정확히 한국의 문제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빠르게 성장해 왔으나 원리금보장상품 편중이 오래된 구조적 과제로, 장기 실질수익률이 임금상승률에 못 미치면 결국 급여의 실질가치가 침식된다 — 본문이 말한 "DC에서 투자위험은 가입자가 진다"의 실증이다. 이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2023)와 TDF(타깃데이트펀드)의 성장이며, 가입자가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승인된 디폴트 상품으로 자동 운용된다. 본문의 라이프스타일링(은퇴 접근 시 위험자산 축소) 개념이 TDF의 글라이드패스로 상품화된 셈이다.
본문 8장의 부채기준포트폴리오(LBP)·LDI 사고방식은 한국에서 두 경로로 확산되었다. DB 퇴직연금에서는 임금상승률에 연동된 부채를 기준으로 적립비율을 관리하는 관점이 재정검증 실무에 들어와 있고, 보험회사에서는 K-ICS(2023)가 자산·부채 동시 시가평가를 요구하면서 부채 듀레이션에 맞춘 채권 매입, 공동재보험 활용 등 부채연동 자산운용이 사실상 표준이 되었다. "자산만 보고 수익률을 좇는 운용"에서 "부채 대비 잉여의 변동성을 관리하는 운용"으로의 전환 — 본문의 위험예산(risk budgeting) 논리 — 이 감독제도에 의해 강제된 것이다.
국민연금은 기금 소진 전망 때문에 "수익률 1%p가 보험료율 몇 %p와 맞먹는다"는 명제 아래 위험자산·해외자산 확대를 추진하고, 퇴직연금은 반대로 원리금보장 편중을 깨는 것이 과제다 — 같은 나라 안에서 본문 6장(전략적 투자수요는 제도의 성숙도·재정 상태에 따라 다르다)의 두 극단이 공존한다. 운용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OCIO(외부위탁운용) 시장이 확대되어, 본문 3장의 운용사 선정·해지 사이클과 그 비용 문제가 국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