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표제어는 연금기금 운영의 도구로서 수학이 하는 역할을 개관한다.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연금기금(→ Pensions)을 나누어 살펴본다.
DB(확정급여형)는 "최종급여의 몇 분의 몇"처럼 급여가 약속되어 있고, 그 비용 변동(투자·임금·수명 위험)은 주로 기금을 후원하는 회사가 진다. DC(확정기여형)는 기여율만 약속되고 연금액은 적립금의 운용 결과에 따라 정해지므로 위험을 가입자 본인이 진다. 한국의 퇴직연금 DB/DC 구분과 같다.
최종급여형(final salary) 제도를 중심으로, 논의를 위해 단순한 모형 제도를 상정한다: 급여는 매년 생활비지수 CLI(t)에 연동해 인상되고, 매년 초 25세 신규 가입자 1명이 급여 10,000(×CLI 연동)으로 들어오며, 전원이 65세까지 잔류(65세 전 사망률 0), 65세에 퇴직하면서 근속 1년당 최종급여의 1/60의 종신연금(연초 지급)을 받는다. 연금은 보험사에서 연금상품을 사서 확보하므로 그 후 기금의 책임은 없다. 시점 t에 x세인 가입자의 급여를 S(t,x)라 하면, 연령승급 곡선(임금 프로파일) w(x)와 생활비 인상이 결합해
가 된다. 계리사의 전통적 역할은 두 가지다 — 시점 t의 계리적 부채 AL(t)를 산정해 자산과 비교하는 것, 그리고 기여율을 권고하는 것. (생명보험과 달리 기여율을 처음부터 정확히 맞출 필요는 없다 — 과거 기여가 부족했으면 후원회사가 나중에 더 내면 된다. 이 "편안한" 사정 탓에 잘못된 자문에 벌칙이 없어, 연금수학의 발전이 수십 년간 더뎠다는 지적이 원문에 있다.) 이 두 질문에 답하는 방식(적립방식, funding method)은 여러 가지인데, 대표적인 둘은:
예측단위적립방식에서 시점 t의 계리적 부채는
이다. e는 CLI 상승률 가정, v=1/(1+i)는 평가이율 i의 할인계수, ä65는 65세 연금 1단위의 가정 가격이다. 둘째 항은 막 65세가 되어 아직 연금을 사 주지 않은 가입자 몫이다. 65세 전의 사망·장해퇴직·퇴사 같은 탈퇴와 그에 따른 급부를 넣는 것은 (지저분하지만) 어렵지 않다. 정상기여율 NC(t)는 "자산=부채로 출발해, 경험이 가정대로 실현되면 1년 뒤에도 자산=부채가 유지되게 하는" 기여율로,
이다. TSR(t)는 총급여, B(t)는 신규 퇴직자의 연금 매입가, vv=(1+e)/(1+i)는 실질 할인계수다. 자산 F(t)가 부채와 다르면 잉여·결손의 상각(amortization)이 필요하다. 영국 등에서 쓰는 가장 단순한 방식은
로, 결손을 상각기간 m년에 걸쳐 나눠 내는 권고기여율이다. m은 후원회사가 잉여·결손을 얼마나 빨리 없애고 싶은지에 따라 정할 수 있으나, 회계지침에 맞춰 재직자의 기대 잔여근속년수로 두는 일이 많다. 북미는 최근 m년 각 연도에 발생한 잉여·결손을 따로따로 상각하고, 부채 주위에 상각하지 않는 회랑(corridor)을 두기도 한다 — 두 차이 모두 기여율의 변동성을 키운다. 이 결정론적 틀에서 가정은 계리사의 재량이고 외부 통제가 적었기에, 계리사들은 신중한 쪽(낮은 i, 높은 e, 낮은 퇴직 후 사망률)으로 치우쳐 부채·기여율을 안전하게 과대평가해 왔다. 한 해 더 낸 것은 잉여가 나면 덜 내서 상쇄되므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신중함의 수준을 위험 수준과 연결하려는 시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이 접근의 약점이다.
AL(t)=1,000, TSR(t)=400, B(t)=60, i=5%, e=3%일 때 NC(t)는? 또 자산이 F(t)=900뿐이고 m=10년(ä=8.83)이면 권고기여율은?
결손 100을 10년 상각하면 추가분 = 100/(400×8.83) ≈ 2.8%p로, 권고기여율 RCR ≈ 13.0%. 상각기간을 늘리면 당장의 부담은 줄지만 결손이 오래 남는다 — 아래 확률론적 분석이 다루는 트레이드오프다.
1980년대 말부터 확률모형에 기초한 새로운 접근들이 발전했다. 뒤프렌(Dufresne)의 초기 연구는 평가방법·기초율(모두 최선추정)이 주어졌다고 보고, 기금 규모와 기여율의 동학
을 분석했다(i(t+1)은 실현 수익률). 단순한 수익률 모형에서는 F(t)와 RCR(t)의 무조건부 평균·분산의 (준)해석적 공식이 나오고, 핵심 발견은 이 값들이 상각기간 m에 어떻게 의존하는가였다 — m이 너무 크면(대략 10년 초과) 상각전략이 비효율적이어서 m을 줄이면 기금과 기여율의 분산이 둘 다 줄어든다. 어떤 문턱 아래에서는 Var[F]의 감소와 Var[RCR]의 증가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생긴다. 케언스–파커는 통제변수에 평가이율을, 황(Huang)은 자산전략까지 더했다 — 평가이율을 E[i(t)]와 다르게(신중하게) 두면 잉여가 체계적으로 발생해 평균 기여율까지 의사결정에 들어오게 된다.
동적 확률제어. 여기까지도 의사결정은 다소 주관적이었다 — 효율적 전략들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공식 목적함수가 없었다. 그래서 확률제어이론이 도입되었다(연속시간과 이산시간 모두; 연속시간이 더 강한 결과를 준다). 목적함수를 정하면, 동적 확률제어는 (이론상) 장래의 모든 시점·모든 상태에서 최적인 동적 전략을 찾아 준다. 정해진 상각 지침 없이 백지에서 출발해,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반영한 목적함수를 세운다. 케언스(2000)는 기금의 동학을 확률미분방정식(→ Itô Calculus)
로 두었다 — 첫 항은 순간 투자수익(추세 dt + 브라운 운동 dZ), 둘째는 기여, 셋째는 (인구통계적 변동을 반영한) 급부 지출이다. 기여율 c(t)와 자산배분 p(t)를 통제변수로 하여, 머튼(Merton) 류의 할인 기대손실
을 최소화한다. L은 시점 s의 상태·기여율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집합적) 불만을 재는 손실함수이고, e−βs는 장래 결과의 가중치다(β가 크면 단기 중시). V(t,f)=inf Λ는 해밀턴–야코비–벨만(HJB) 방정식으로 풀 수 있고, c·f에 2차인 손실함수와 c만의 멱·지수 손실함수의 예가 분석되었다. 결론 일부는 직관적이었으나 일부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는 손실함수 자체의 문제와 연결되어 대안 손실함수 개발이 후속 과제로 남았다.
DC는 DB와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 — DB에서는 후원회사가 위험(특히 투자위험)의 대부분을 지지만, DC에서는 가입자가 전부 진다. 전형적 직장 DC에서 가입자·사용자의 기여율은 급여의 고정 비율이고, 펀드 선택권 일부가 가입자에게 있으며, 은퇴 시점의 연금액은 상당히 불확실하다. 개인형 DC(개인연금)는 기여율도 바꿀 수 있어 — 운용이 부진하면 더 낼 수 있어 — 유연성이 더 크다. 그런데 가입자의 투자·기여 결정을 도울 계리적 자문이 공식적으로 요구된 적이 없고, 판매 시점이나 기존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것도 결정론적 예시뿐이어서, DC 가입자들은 자신이 진 위험에 대체로 무지한 "한탄스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원문은 지적한다. DB에서 자란 확률적 방법들이 DC로 옮겨오고 있으며, 목적은 가입자에게 위험을 알리고, DC와 대안 사이의 선택을 돕고, 위험성향과 계정 상태에 맞는 투자·기여 전략의 관리를 가능케 하고, 높은 확률로 일정 연령에 충분한 연금으로 은퇴할 전략을 갖게 하는 것이다.
기여율이 급여의 고정비율 k인 직장 DC의 동학은
이고, 급여 과정 자체가 확률적이며 투자수익과 상관된다. 은퇴 시점 T에 F(T)로 시장가격 a65(T)의 연금을 사고, 이를 기준 DB 연금(최종급여의 2/3)과 비교한 연금비율
로 성과를 잰다. 블레이크–케언스–다우드(BCD)는 6개 자산군의 다양한 수익률 모형으로 실무에서 쓰이는 여러 투자전략을 시뮬레이션해 은퇴 시점 연금비율의 분포를 구했다(위험측정은 주로 VaR). 결론: 같은 자료로 보정하면 모형 간 차이는 전략 간 차이에 비해 작고, 보험사들이 즐겨 쓰는 라이프스타일 전략 — 젊을 때 주식형, 마지막 5~20년에 걸쳐 연금가격에 대응하는 채권형으로 옮겨가는 결정론적 시변 전략 — 이 장기적으로 우월한 성과를 주지 못하며, 극도로 위험회피적인 가입자가 아니라면 주식 비중이 높은 정적 전략이 나을 가능성이 크다. 하버만–비냐는 더 단순한 수익률 모형으로 2차·평균부족 손실함수의 확률제어 분석을 했고, 케언스–블레이크–다우드(CBD)는 문제를 연속시간으로 정식화해 — 다변량 기하 브라운 운동과 무차익 금리기간구조 모형(바시첵)으로 연금가격을 정확히 계산하고 — 멱효용 PR(T)γ/γ의 기대 종단효용을 HJB로 최적화했다. 핵심은 장래 기여(인적자본)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 최적 전략은 시간에 따라 크게 달라져 처음엔 고수익·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다가 위험성향에 맞는 혼합 포트폴리오로 점차 줄며, 현재 기금 규모에도 유의하게 의존한다. 최적 확률전략은 어떤 정적·결정론적 동적 전략보다 유의하게 높은 기대효용을 준다.
젊은 가입자의 진짜 자산은 적립금이 아니라 앞으로 들어올 기여의 현가(인적자본)다. 인적자본은 채권과 비슷한 안정적 현금흐름이므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려면 금융자산 쪽은 주식으로 채우는 것이 최적이 된다. 은퇴가 가까워져 인적자본이 줄면 금융자산의 주식 비중도 줄인다 — CBD의 "확률적 라이프스타일링"은 이 직관을 엄밀하게 만든 것이다.
본문 2장의 DB 결정론적 방법 — 적립방식(funding method)으로 표준기여율과 적립부족을 계산하는 틀 — 은 한국에서 DB형 퇴직연금의 재정검증으로 제도화되어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DB 제도에 최소적립비율을 요구하며, 매 사업연도 계리적 재정검증을 통해 기준책임준비금 대비 적립금 수준을 확인하고 부족 시 사용자가 해소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급여 산식이 평균임금×근속연수 기반이므로 본문의 최종급여형 수리(승급·임금상승 가정, 탈퇴율, 할인율)가 그대로 쓰이고, 예측단위적립방식(PUC) 등 본문이 정리한 적립방식의 용어 체계가 국내 연금계리 실무 언어다.
회계 측면에서는 K-IFRS 1019(IAS19)가 확정급여채무(DBO)를 PUC로 평가하도록 요구한다. 할인율은 우량회사채 수익률을 참조하고, 임금상승률·이직률·사망률 등 보험수리적 가정을 두며, 보험수리적 손익은 기타포괄손익으로 인식한다 — 본문의 결정론적 가치평가가 상장기업 재무제표에 매년 반영되는 경로다. 금리 변동이 DBO를 크게 출렁이게 하므로, 본문 3장의 확률론적 관점(자산·부채의 동시 모형화, 금리 시나리오)이 기업연금 컨설팅에서도 민감도 분석 형태로 일상화되어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연금수학은 국민연금 재정계산이다. 5년 주기로 약 70년의 초장기 추계를 수행해 적립기금의 경로와 소진 시점을 전망하는데, 인구(출산율·사망률 개선)·경제(임금·금리·수익률) 가정의 조합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본문 3장의 확률론적 방법론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가정의 작은 변화가 결과를 크게 바꾸는 구조이기에, 가정 설정의 투명성과 민감도 공개가 반복적으로 요구되어 왔다. DC 영역(본문 4장)에서는 적립금의 장기 수익률이 곧 노후소득을 결정하므로, 디폴트옵션(2023)·TDF 확산과 함께 "기여율–수익률–소득대체율"의 관계를 보여주는 적립 시뮬레이션이 가입자 안내의 표준 도구가 되고 있다.
국내 연금계리에서 가장 자주 산출하는 수치는 할인율 민감도다. 듀레이션이 긴 DB 부채는 할인율 하락기에 급증해 적립비율과 기업 재무제표를 동시에 압박한다 — 저금리기 한국 기업들이 실제로 겪은 일이며, 본문이 강조한 "부채의 가치는 기초율의 함수"라는 명제의 체감판이다. 같은 이유로 재정검증·IAS19 평가·기업 인수합병 실사에서 할인율과 임금상승률 가정의 근거 문서화가 필수 절차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