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kman(비크만, 1968)은 [8]의 한 결과에 착안하여, 고전적 파산모형에서 파산확률을 계산하는 간단하고 일반적인 알고리즘을 제시했다. 이 알고리즘은 합성곱 공식(convolution formula)을 포함한다. 이 모형에서 시간 t에서의 보험사 무작위 잉여금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u는 초기자본이고, 단위시간당 보험료 c는 고정으로 가정한다. 과정 S(t)는 시간 t까지 발생한 총 클레임으로
이다. 과정 N(t)는 시간 t까지의 클레임 건수로, 단위구간 기대 클레임 수가 λ인 포아송 과정으로 가정한다. 개별 클레임 X1, X2, …는 공통 cdf P(·)로부터의 독립 추출이다. 파산확률, 즉 잉여금이 한 번이라도 음수가 될 확률은 초기자본 u의 함수로
이다.
파산확률을 직접 구하기는 어렵다. 비크만의 아이디어는 잉여과정에서 최대누적손실 L이라는 확률변수를 정의하고, "파산 = L이 초기자본 u를 넘는 사건"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L이 복합기하분포(compound geometric)임을 보이면, 파산확률을 합성곱의 급수로 깔끔하게 표현할 수 있다(폴라첵–킨친 형태).
"파산"이라는 사건은 L > u일 때, 오직 그때만 일어남을 쉽게 알 수 있다. 여기서 L은 최대누적손실(maximal aggregate loss)로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따라서 비파산확률은 잉여과정에 정의된 어떤 확률변수의 cdf로 해석할 수 있다.
전형적인 잉여과정의 한 실현(그림 1)에서, S(t) − ct가 최대가 되는 시점은 정확히 잉여금이 새로운 최저기록(record low)을 마지막으로 경신하는 순간이다. 이 실현에서 그것은 파산이 (처음) 일어나는 파산시각 T와 일치한다.
그러한 새 최저기록의 개수를 M으로, 직전 최저기록이 깨진 폭(금액)을 L1, L2, …로 표기하면 다음을 관찰할 수 있다. 첫째,
이다. 둘째, 포아송 과정은 무기억성(memoryless) 성질을 가져 미래 사건이 과거 사건과 독립이다. 따라서 어떤 새 최저기록이 실제로 이 과정에서 마지막 기록이 될 확률은 매번 같다. 이는 확률변수 M이 기하분포(geometric)임을 뜻한다. 같은 이유로 확률변수 L1, L2, …는 i.i.d.이고 M과도 독립이다. 그러므로 L은 복합기하 확률변수다.
잉여금이 새 최저기록을 찍을 때마다, 거기서 보면 마치 "자본 0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다(무기억성). 따라서 "이번이 마지막 기록일 확률"이 매번 동일한 값 p로 일정하다. 마지막 기록이 나올 때까지 반복하는 "성공/실패" 시행의 횟수가 곧 M이므로, M은 자연스럽게 기하분포를 따른다. 각 경신폭 Li도 매번 같은 분포에서 독립으로 뽑힌다.
과정이 새 최저기록에 도달할 확률은 초기자본 0에서 출발해 파산할 확률과 같으므로 ψ(0)이다. [6]의 따름정리 4.7.2 등에서 보이듯
이 성립한다(μ = E[X1]). 단위시간당 보험료 수입이 단위시간당 평균 총 클레임보다 엄격히 크지 않으면, 즉 c ≤ λμ이면, 잉여과정이 상향 추세(upward drift)를 갖지 못해 어떤 초기자본으로도 결국 파산이 확실해진다. 또한 확률변수 L1, L2, …의 밀도는 y보다 큰 클레임이 있을 확률에 비례하므로 다음으로 주어진다.
그 결과, 고전적 위험모형에서 연속·무한시간 파산확률에 대한 비크만 합성곱 공식을 곧바로 얻는다.
여기서 M의 모수 p는
로 주어지고, H*m은 통합꼬리분포(integrated tail distribution) H의 m겹 합성곱이다.
공식의 핵심 구조는 "기하분포 개수 M만큼 통합꼬리분포 H를 합성곱한 것"이다. 1 − ψ(u) = Σ p(1−p)m H*m(u)는 바로 복합기하분포의 cdf다. 대기행렬이론에서 이는 폴라첵–킨친 공식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H는 클레임 분포의 "꼬리를 적분해 정규화한" 사다리높이(ladder-height) 분포로, 한 번의 기록경신폭의 분포다.
λ = 2, μ = 1, c = 3일 때 ψ(0)과 기하모수 p를 구하고, 안전할증과의 관계를 설명하라.
ψ(0) = λμ/c = 2·1/3 = 2/3. 기하모수 p = 1 − λμ/c = 1/3. 안전할증 θ = c/(λμ) − 1 = 3/2 − 1 = 0.5이므로 p = θ/(1+θ) = 0.5/1.5 = 1/3로 일치한다. p가 클수록(보험료 여유가 클수록) 기록경신이 적게 일어나 ψ(u)가 빨리 0으로 줄어든다. 만약 c ≤ λμ = 2였다면 p ≤ 0이 되어 모든 u에서 파산이 확실해진다.
합성곱이 관여하므로 일반적으로 비크만 합성곱 공식은 수치적으로 다루기가 그리 쉽지 않다. Li가 산술적(arithmetic)이 아니어서 Panjer 점화식(Panjer's recursion)을 직접 쓰기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Li를 어떤 δ의 배수로 내림하면 그 알고리즘으로 ψ(u)의 하한을, 올림하면 상한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δ를 작게 잡으면 원하는 만큼 가까운 근사를 얻는다. 다만 Panjer 점화식은 2차(quadratic) 알고리즘이므로 δ를 반으로 줄이면 계산시간이 약 4배로 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합성곱 급수 공식은 여러 맥락에서 거듭 재발견되었다. [3]의 246쪽에서 찾을 수 있으며, Beneš(1957)는 대기행렬이론(queuing theory)에서, Kendall(1957)은 저장이론(storage theory)에서 유도했다. 한편 Dufresne와 Gerber(1991)는 잉여과정이 브라운운동(Brownian motion)으로 교란된 경우로 일반화했고, 또 다른 일반화는 [9]에서 찾을 수 있다.
비크만 합성곱 공식은 파산확률(생존확률)을 기하분포·합성곱의 무한합으로 표현해 수치계산을 가능하게 한다. 국내 자본모형·내부모형에서 총손실분포와 파산·부족확률을 산출할 때, 이런 합성곱 기반 수치기법이 시뮬레이션의 대안 또는 검증수단으로 쓰인다.
실무적으로는 K-ICS 요구자본·재보험 적정성 평가에서 총손실분포의 꼬리를 정확히 계산하는 일이 중요한데, 합성곱 공식은 그 정밀 계산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다.
몬테카를로 대신 합성곱·재귀로 총손실분포를 정밀 계산하면 꼬리 확률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자본·재보험 산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