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근본 문제 중 하나는 소비자 사이의 재화 배분과 생산의 조직이다. 시장(사적 소유) 경제는 이를 분석하는 기준 모형을 제공한다. 시장 경제는 소비자가 자신의 부여분(endowment)을 다른 재화와 교환할 수 있고, 기업이 생산계획을 위해 산출물과 투입물을 거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이다.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ity)은 시장 경제 연구의 핵심 개념이다. 어떤 결과가 파레토 최적(또는 효율적, efficient)이라 함은, 다른 구성원을 더 나빴게 만들지 않고는 어느 구성원도 더 좋게 만들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이 개념은 사회에 “낭비가 없다”는 아이디어를 형식화한다.
또 다른 핵심 개념은 경쟁균형(competitive equilibrium)이다. 이는 다른 모든 행위자의 선택이 주어졌을 때 각 행위자가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하는 시장 결과이다. 후생경제학의 기본정리(fundamental theorems of welfare economics)가 이 두 개념을 연결한다. 제1정리는 시장이 완전하고(complete) 행위자가 가격수용자(price taker)이면 모든 경쟁균형이 파레토 최적임을, 제2정리는 적절한 일시불(lump-sum) 이전이 이루어지면 임의의 파레토 최적 배분을 시장 메커니즘으로 구현할 수 있음을 말한다.
여러 사람이 자원을 나눠 갖는다고 하자. 누구의 몫도 줄이지 않으면서 누군가는 조금 더 이득을 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다면 그 상태는 파레토 최적이 아니다. 더 이상 그런 개선이 불가능한 지점, 즉 “모두에게 동시에 이득이 되도록 고칠 수 없는” 지점이 파레토 최적이다. 보험·재보험의 위험분담도 이 관점에서 분석된다.
l개의 재화와 m명의 소비자로 구성된 교환경제(exchange economy)를 고려하자. 소비자 i는 부여분 ei를 가지며, 연속이고 증가하는 효용함수 ui를 갖는다. 총 부여분을 e = Σ ei라 하자. 배분(allocation) (xi)이 실현가능(feasible)하다 함은 다음을 만족하는 경우이다.
정의 1 (파레토 최적). 실현가능한 배분 (xi)이 파레토 최적이라 함은,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또 다른 실현가능한 배분 (xi′)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이다.
즉, 모든 사람의 효용을 적어도 유지하면서 어떤 한 사람의 효용을 엄격히 높일 수있는 다른 배분이 없으면 그 배분은 파레토 최적이다.
정의 2 (애로–드브루 균형). 쌍 (p*, x*)이 (x* 실현가능) 애로–드브루 균형(Arrow–Debreu equilibrium)이라 함은, 모든 i에 대해 xi*이 예산제약 아래에서 효용을 극대화하는 경우이다.
여기서 p*은 공개된 가격벡터이다. 이전지불을 허용하는 이전지불을 동반한 균형(equilibrium with transfer payments)도 비슷하게 정의되며, 제약이 p*xi ≤ p*xi*로 바뀜다. 명백히 (일반) 균형은 이전지불이 0인 이전지불 균형이다.
(p*, x*)이 이전지불을 동반한 균형이면, 배분 x*은 파레토 최적이다. 특히 임의의 균형 배분은 파레토 최적이다.
효용함수가 오목(concave)이라 가정하자. x*이 파레토 최적이면, (p*, x*)이 이전지불을 동반한 균형이 되도록 하는 가격체계 p*이 존재한다. 이 p*을 지지가격(supporting price)이라 부른다.
제1정리로부터, 시장 경제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효율은 반드시 “시장이 경쟁적·완전하다”는 가정의 위반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파레토 최적과 사회후생함수(social welfare function)의 극대화 사이의 관계는 파레토 최적과 지지가격을 계산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고정된 효용가중벡터 α = (α1, …, αm)을 가중치로 주어 집단효용함수를 만든다.
모든 i에 대해 αi > 0이라 하고, x가 아래 문제 Pα의 최적해이면 x는 파레토 최적이다. 게다가 효용함수가 오목이면, 역으로 x가 파레토 최적일 때 그 x를 Pα의 해로 만드는 가중치벡터 α가 존재한다.
효용이 엄격하게 오목이고 C2이며 “이나다(Inada) 조건”을 만족하면, 파레토 최적의 완전한 특징이 얻어지고 가중치벡터 α는 유일하다. 집합효용 u(α, x)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이때 u(α, ·)은 미분가능하며, 총부여분 e에서의 그래디언트 ∇u(α, e)이 파레토 최적을 지지하는 가격이 된다. 이는 균형에서 경제가 마치 효용 u(α, x)와 부여분 e를 가진 대표적 행위자(representative agent)가 존재하는 것처럼 작동함을 뜻한다. 시장가격은 그 대표 행위자의 부여분에서의 효용 그래디언트와 같다.
이 결과는 완전한 금융경제에서 자산을 평가하는 데 광범위하게 쓰인다(아래 참조). 이 방법은 파레토 최적을 계산하는 수단이 되며, 균형은 이전지불이 0인 파레토 최적이므로 균형을 계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를 네기시(Negishi) 방법이라 부른다.
Arrow와 Debreu는 결정론적 균형이론을 불확실성의 경우로 일반화했다. 두 시점(시점 0과 1)이 있고, 시점 0에서 미래는 불확실하며, l개의 가능한 자연상태(state of nature)와 각 상태에서 하나의 재화가 있다. 행위자는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에, 특정 상태에서 재화를 인도받는 계약을 살 수 있다. 계약금은 지급되지만, 명시된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인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 상태별 소비계획의 벡터를 조건부 계획(contingent plan)이라 하며, 보험계약은 조건부 계획의 대표적 예이다.
행위자들이 각 상태에 공통의 확률을 부여하고 증가·엄격 오목 효용을 가진 폰–노이만 모르겐슈테른(von Neumann–Morgenstern) 기대효용 극대화자라고 가정하면, 정리 3으로부터 파레토 최적 배분은 개별 소비가 총 부여분의 비감소 함수라는 성질을 갖는다. 즉 행위자들은 위험을 "공유(share)"하며 오직 총위험(aggregate risk)만이 중요하다.
보험 맥락에서 이는, 효율적 보험계약은 손해액의 비감소 함수이고 피보험 후의 부는 손해액의 비증가 함수임을 뜻한다. (자세한 내용은 위험공유(risk sharing) 항목 참고.) 지지가격은 총 부여분에서의 집합효용지수의 도함수이므로, 균형에서 임의의 조건부 증권의 위험프리미엄(risk premium, 기대수익 − 무위험수익)은 총부여분의 집합효용과 그 증권 수익의 공분산에 비례한다.
파레토 최적 배분이 "총 부여분을 통해서만" 개별 소비에 의존한다는 것은 보험에서 무엇을 뜻하는가?
파레토 최적에서는 각자의 최종 소비가 "누구의 손해인가"가 아니라 "전체 손해가 얼마인가"에만 의존한다. 즉 개별 위험은 하나의 풀(pool)로 모여 총위험 XM으로만 나뉜다. 이것이 분산·재보험의 핵심 원리이며, 뒤의 “보르치 정리”·“보험에서의 풀링” 항목과 직결된다.
조건부 상품은 항상 거래되지 않고, 각 상태에 여러 재화가 있으면 열려야 할 시장 수가 너무 많다. 따라서 Arrow는 증권(securities) — 각 상태에서 일정량의 재화를 받을 권리 — 를 도입했다. k개의 자산이 있을 때 금융시장은 지급행렬 A로 특징되며, 포트폴리오 θ는 공매(음의 성분)도 허용한다. 이 설정의 균형을 라드너 균형(Radner equilibrium)이라 한다.
자산구조가 완전(rank A = l)하면 모든 조건부 재화를 적절한 포트폴리오로 얻을 수 있고, 라드너 균형은 조건부 애로–드브루 균형과 일치하여 배분이 파레토 최적이다. 그러나 시장이 불완전(incomplete)하면 라드너 균형은 파레토 최적이 아닐 수 있고, 단지 시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최적인 제약부 파레토 최적(constrained Pareto optimal)이다.
경쟁균형이론은 시점간(intertemporal) 설정으로도 확장된다. 정상성(stationarity), 시간분리성, 오목 효용, 공통 할인인자를 가정하면, 경쟁균형의 소비·생산은 정상적 기술·효용을 가진 단일 소비자 경제의 것과 일치하며, 개별 균형의 동적 성질은 성장이론(growth theory)의 방법론을 따른다.
맺음말. 우리가 본 모든 예에서, 불완전시장을 제외하면 균형은 파레토 최적이었다. 실제 시장은 경쟁시장에서 벗어날 수 있고, 그 결과 균형이 파레토 최적이 아닐 수 있다. 공공재가 있거나 일부 행위자가 시장지배력을 갖고 가격수용자처럼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보험에서 가장 중요한 경우는 정보비대칭(asymmetric information)이다. 신호보내기(signaling)나 스크리닝(screening) 균형 같은 개념은 게임이론적이며, 보통 파레토 최적이 아니지만 제약부 파레토 최적이다.
완전 파레토 최적은 아무 제약 없이 “더 나은 배분이 없다”는 뜻이다. 반면 시장이 불완전하거나 정보가 비대칭이면, 시장이 제공하는 수단(거래 가능한 증권·계약)만으로는 그 최적에 도달할 수 없다. 그 제약 안에서만 최선인 상태가 제약부 파레토 최적이다. 역선택·풀링균형 문제가 바로 이 범주에 속한다.
파레토 최적 개념은 보험 시장에서 위험 분담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이론적 틀이다. 보험 계약이 피보험자와 보험사 모두를 더 낫게 만들 수 있을 때, 그 계약은 파레토 개선이다. 현재 국내 보험 시장의 다양한 특약 구조와 보장 옵션은 이 원리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보험사와 계약자의 위험 선호도가 다를 때 파레토 최적 위험 분담이 가능하며, 이것이 보험 거래의 근본 경제 논리다.
재보험 시장에서 파레토 최적성은 보험사와 재보험사의 위험 분담 구조 설계로 나타난다. 위험 보유와 출재 비율, 공제금액 및 한도 설정은 양 당사자 모두가 더 나아지는 파레토 최적 계약을 향한 협상 과정이다. 국내에서는 코리안리·외국계 재보험사와의 비례조약·초과손해조약 협상에서 이 원리가 작동하며, 공동재보험(2020년 이후 도입, 장수·금리위험 비례 분담)도 파레토 최적 위험 분담의 현대적 사례다.
자본 배분 문제에서도 파레토 최적이 등장한다. 여러 사업 부문(생명·자동차·장기·단기)에 자본을 배분할 때, 어느 부문의 자본 배분을 줄이면 다른 부문을 위태롭게 한다면 그 배분은 파레토 최적 후보다. K-ICS 하에서 요구자본이 분산 효과를 인정하는 방식(상관계수 행렬 합산)은 부문별 기여도를 반영한 자본 배분 최적화의 제도적 기반이다.
공동재보험은 원보험사가 보험부채의 일정 비율을 재보험사에 이전하여 금리·장수 위험을 비례 분담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원보험사의 K-ICS 금리리스크 요구자본을 줄이고, 재보험사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한다. 양측의 효용이 동시에 높아지므로 파레토 개선에 해당하며, 누적 출재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를 만큼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