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시점(time of ruin)은 고전적 파산이론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문제 중 하나다. 먼저 시점 n = 0, 1, 2, …에서의 이산시간 위험모형을 보자. 시점 n의 잉여금은
여기서 u = U0는 초기잉여금, c는 매 기간 받는 (일정한) 보험료, Sn은 처음 n기간의 총클레임이며 Wi는 i기간의 클레임 합이다. W1, W2, …는 비음·독립·동일분포라 가정한다. 이때 {Un}을 이산시간 잉여금 과정이라 하고, 파산시점(잉여금이 처음으로 음이 되는 시점)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모든 n에서 Un ≥ 0이면 ∼T = ∞로 둔다. 파산확률은 다음으로 표기한다.
고전적 연속시간 위험모형에서는, 시점 t까지의 클레임 건수를 N(t), 총클레임을 S(t)라 할 때 보험자의 잉여금이 다음과 같다.
여기서 비음 u = U(0)은 초기잉여금, c는 단위시간당 일정한 보험료율이고,
이다(N(t)=0이면 S(t)=0). 개별 클레임 크기 X1, X2, …는 N(t)와 독립인 양의 독립동일분포 확률변수로, 공통 분포함수 P(x) = Pr(X ≤ x)와 평균 p1을 갖는다. 보통 N(t)는 평균 λt의 포아송 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하며, 이때 {S(t)}는 복합포아송 과정이다. 파산시점은 비슷하게 정의된다.
모든 t에서 U(t) ≥ 0이면 T = ∞로 둔다. 파산확률은 다음과 같다(여기서 I는 지시함수).
시점 t 이전(또는 시점 t)에 파산할 확률, 즉 T의 분포함수는 유한시간 파산확률로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이는 ψ(u)보다 수학적으로 다루기 더 까다롭다. 우리는 다음 조건을 가정한다.
이 조건은 {U(t)}가 양의 드리프트를 갖도록 보장한다. 따라서 u→∞에서 거의 확실히 U(t)→∞이고 ψ(u) < 1이다. ψ(u, t)는 t에 대해 비감소이고 극한이 ψ(u) < 1이므로, T의 분포함수 ψ(u, t)는 결손(defective) 분포가 된다(T가 ∞일 양의 확률이 남는다).
ψ(u)는 “언젠가는 파산할” 확률이고, ψ(u, t)는 “시각 t 안에 파산할” 확률이다. 순이익 조건(c > λp1) 덕분에 잉여금은 평균적으로 불어나므로 영원히 파산 안 할 확률 1−ψ(u) > 0이 남는다. 그래서 T의 분포는 총질량이 1에 못 미치는 결손분포다.
파산시점 T의 현재가치(할인) 기댓값에 대해 다음이 성립함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초기잉여금이 0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명시적 표현이 있다.
여기서 ρ는 룬드베리 기본방정식(Lundberg’s fundamental equation)의 유일한 비음 근이다.
일반적으로 ∼ψ(u), ψ(u), ψ(u, t)에 대한 명시적 해석해는 없으며, 대신 상한(upper bound)·수치해·점근공식이 제안되어 왔다.
위 할인 기댓값 식에서 δ가 이자력(force of interest)이 아니라 단순한 더미 변수라면, δ→0으로 보낼 때 무엇이 얻어지는가?
e−δT→1이므로 좌변은 E[I(T < ∞)] = ψ(u), 즉 통상의 파산확률로 수렴한다. 즉 할인 기댓값은 파산확률을 일반화한 양으로, δ를 라플라스 변수로 보면 T의 라플라스 변환(분포 정보 전체)을 담는다.
Gerber는 고전적 모형에 독립인 위너 과정(Wiener process)을 더해 확장했다. 즉 U(t) = u + ct − S(t) + σW(t)로 두며, σ ≥ 0이고 σ=0이면 원래 모형으로 환원된다. 위너 과정의 진동(oscillation) 성질 때문에 파산시점의 정의는 T = inf{t : U(t) ≤ 0}이 된다. 이 경우 파산은 두 유형으로 나뉜다.
각각의 확률을 ψs(u), ψd(u)라 하면, 전체 파산확률은 ψt(u) = ψs(u) + ψd(u)이다. 파산이 클레임으로 일어날 때 |U(T)|를 파산의 심도(severity of ruin) 또는 파산 시 결손액(deficit)이라 하고, U(T−)(파산 직전 잉여금)를 파산 직전 잉여금이라 한다.
파산이 일어났을 때, 파산시점 T에서 시점 0으로 할인한 벌금함수(penalty function)의 기댓값을 통해 여러 흥미로운 양을 통합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상수 w0와 비음함수 w(x, y)로 정의되는 벌금체계를 생각하자(진동에 의한 파산이면 w0, 클레임에 의한 파산이면 w(U(T−), |U(T)|)가 부과). 그러면 기대 할인벌금 φ(u)는 다음과 같다.
여기서 클레임에 의한 파산 부분은
이다. 이 Gerber–Shiu 할인벌금함수는 벌금함수 w를 어떻게 고르느냐에 따라 다양한 양을 특수한 경우로 포함한다. 예컨대 w(x, y) = 1이면 파산확률의 라플라스 변환(또는 현재가치 기댓값)이 되고, w(x, y) = yn이면 파산 심도의 n차 (할인) 적률이 된다.
파산확률, 파산시점의 분포·적률, 파산 심도, 파산 직전 잉여금 — 이 모든 것이 사실 하나의 함수 φ(u)에서 “벌금 w를 무엇으로 두느냐”와 “δ로 미분하느냐”로 끄집어낼 수 있다. 그래서 φ(u)는 파산이론의 거의 모든 관심량을 한 식에 담은 통합 틀로 불린다. 예를 들어 δ에 대해 n번 미분하고 δ=0을 넣으면 파산시점의 n차 적률이 나온다.
벌금함수와 δ 미분을 조합하면 파산시점의 적률을 얻는다. 클레임에 의한 파산시점의 n차 적률 ψs;n(u)와 진동에 의한 파산시점의 n차 적률 ψd;n(u)는 각각 φs(u), φd(u)를 δ에 대해 n번 미분해(부호 (−1)n) δ=0을 대입하여 얻는다. 이들 각각은 적분-차분 방정식의 수열을 만족하며 재귀적으로 표현된다. 이 적률들로부터 파산시점의 평균·분산·왜도·첨도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ψd;n(u), ψs;n(u) 등의 표현에는 복합기하(compound geometric) 분포가 등장한다. 클레임 크기 분포 P(x)가 얼랑 혼합(mixture of Erlangs)이거나 지수분포의 결합(combination of exponentials)이면 이 복합기하 분포에 명시적 해석해가 존재한다. 따라서 그러한 클레임 크기 분포에서는 파산시점의 적률과, 파산시점과 파산 심도의 결합적률이 모두 명시적 해석해를 갖는다.
파산시점·파산확률의 개념은 국내 지급여력 규제의 핵심 사고와 직결된다. K-ICS는 1년 내 자본이 고갈될 확률을 0.5% 이하(신뢰수준 99.5%)로 통제하도록 요구자본을 설계하는데, 이는 본문의 '파산확률 ψ(u)를 충분히 낮게 유지'와 같은 목표다. 파산시점 τ의 분포는 곧 자본이 위험에 빠지는 시점에 대한 정보다.
실무에서는 유한시계(1년) 파산확률이 K-ICS 비율로, 무한시계 파산확률은 장기 자본관리·ORSA(자체위험·지급여력평가)의 관점으로 나타난다. 감독당국은 비율 하락 단계별로 적기시정조치를 발동해 파산시점 이전에 개입한다.
K-ICS의 신뢰수준 99.5%는 '200년에 한 번' 수준의 충격에도 1년 내 파산하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다. 파산시점 이론이 자본요건의 신뢰수준 설정에 그대로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