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베이지안 통계(Bayesian statistics)에서는 자료 Y 가 모수 θ(보통 벡터)로 표현되는 모수적 모형에서 나오며, 우도 L(θ) 와 모수에 대한 사전분포(prior) π(θ) 가 주어진다. 베이즈 정리에 의해 사후분포(posterior)가 얻어지고, 이것이 모든 추론의 기초가 된다.
이 모수적 설정은 자료를 설명하는 통계모형이 유한한(보통 적은) 개수의 모수로 기술될 수 있어야 함을 요구한다. 이 가정이 비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자료 생성 메커니즘 전체 또는 그 일부에 대해 비모수적(nonparametric) 정식화를 시도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주어진 표본공간 위의 모든 분포의 집합 안에서 분포 P 자체에 사전분포를 두는 것을 뜻한다. 디리클레 과정(Dirichlet process, DP)은 바로 이러한 비모수적 베이즈 용도로 [6, 7] 에서 도입된, 무작위 확률분포를 구성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보통 베이즈에서는 평균 μ 나 분산 σ2 같은 숫자(모수)에 사전분포를 둔다. 디리클레 과정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분포 P 그 자체를 무작위 대상으로 보고 그 위에 사전분포를 둔다. 즉 "어떤 분포가 참일까?"라는 질문에 확률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특정 분포족(정규·지수 등)을 가정하지 않는 비모수 추론이 가능해진다.
벡터 (U1, …, Uk) 가 모수 (c1, …, ck) 의 디리클레 분포(Dirichlet distribution)를 따른다는 것은, (U1, …, Uk−1) 의 밀도가 다음에 비례함을 뜻한다 (합이 1보다 작은 양수 영역 위에서).
이 분포는 유한집합 위의 무작위 확률을 기술하는 데 쓰인다. 디리클레 분포의 핵심 성질은 칸을 합쳐도 닫혀 있다(closed under grouping)는 점이다. 예컨대 (U1, …, U6) 가 모수 (c1, …, c6) 인 6칸 디리클레라면, (U1+U2, U3+U4+U5, U6) 는 모수 (c1+c2, c3+c4+c5, c6) 인 3칸 디리클레가 된다. 또한 각 Ui 는 베타 확률변수다. 바로 이 합산-닫힘 성질 덕분에 임의의 표본공간 위에 DP를 정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리클레 과정은 디리클레 분포의 무한차원 확장이다. P 가 모수 aP0 인 디리클레 과정이라 하고 P ∼ DP(aP0) 로 쓴다. 이는 표본공간의 임의의 분할 (A1, …, Ak) 에 대하여 다음이 성립함을 뜻한다.
여기서 P0 는 기저분포(base distribution)이고 a 는 양의 집중모수(concentration parameter)다. 특히 임의의 집합 A 에 대해 P(A) 는 평균 P0(A), 분산 P0(A)(1−P0(A))/(a+1) 인 베타분포를 따른다.
따라서 P0 = EP 는 무작위 P 의 중심(사전 추측 분포)으로 해석되고, a 는 집중도를 나타낸다. a 가 클수록 무작위 P 는 모든 분포의 공간 안에서 중심 P0 주위로 더 단단히 모인다. 뒤에서 보듯 a 는 어떤 맥락에서 사전 표본크기(prior sample size)로도 볼 수 있다.
DP는 두 가지만 정하면 된다. (1) 기저분포 P0 — "내가 평균적으로 기대하는 분포 모양". (2) 집중모수 a — "내가 그 기대를 얼마나 확신하는가". a 가 작으면 자료에 빠르게 끌려가고, a 가 크면 사전 추측 P0 를 좀처럼 떠나지 않는다.
DP의 경로는 거의 확실히 이산적이어서, 무작위 위치에 무한히 많은 무작위 점프를 갖는다. 이는 DP가 정규화된 감마 과정이라는 사실과도 관련된다. 유용한 무한합 표현(이른바 스틱 브레이킹, stick-breaking)은 다음과 같다. ξ1, ξ2, … 를 P0 에서 독립으로, 또 이와 독립으로 B1, B2, … 를 Beta(1, a) 분포에서 뽑아, 다음 무작위 확률 가중치를 만든다.
그러면 무작위 분포 P 는 이 가중치들을 점질량에 얹은 무한합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δ(ξ) 는 위치 ξ 에 놓인 단위 점질량을 뜻한다. 직관적으로는 길이 1짜리 막대를 B1 비율만큼 부러뜨려 첫 조각 γ1 로 삼고, 남은 막대를 다시 B2 비율로 부러뜨리는 식으로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다. 한편 대칭 디리클레 (a/m, …, a/m) 에서 (β1, …, βm) 를 뽑아 Pm = ∑βjδ(ξj) 를 만들면, m → ∞ 일 때 Pm 이 분포수렴으로 DP(aP0) 에 가까워진다. 이는 폴리아 항아리(Pólya urn) / 중국집 과정(Chinese restaurant process) 표현과도 동치이며, 자료에서 같은 값이 묶여 나타나는 확률을 설명한다.
이제 P ∼ DP(aP0) 이고 X1, …, Xn 이 선택된 P 로부터 독립이라 하자. 그러면 P 의 사후분포는 다시 디리클레 과정이며(켤레성, conjugacy), 그 모수는 다음과 같이 갱신된다.
여기서 Pn 은 자료점들의 경험분포이고, 사후평균(예측분포)은 다음과 같다.
이는 사전 추측 P0 와 경험분포 Pn 의 볼록결합이며, 가중치 wn = a/(a+n) 는 신뢰도이론(credibility theory)의 공식과 똑같은 형태다. 미지의 평균 θ = θ(P) 에 대해서도 같은 형태의 베이즈 추정량이 나온다.
사후평균이 이런 단순한 볼록결합 형태를 갖는 비모수 사전분포는 여럿 있으나, 가중치 wn 이 오직 표본크기에만 의존하는 구성은 DP가 유일하다 [16]. 이때 a 는 "사전 표본크기"로 해석된다. 임의의 모수 θ(P) 에 대한 추론은 DP((a+n)P̂n) 로부터 결정되며, 실무에서는 사후 표본을 시뮬레이션하는 방식(베이지안 부트스트랩, Bayesian bootstrap)이 자주 쓰인다. 또한 Bernstein–von Mises 정리에 의해, DP를 이용한 베이즈 추론은 매끄러운 함수 θ(P) 에 대해 점근적으로 통상의 비모수 대표본 추론과 동치가 된다.
집중모수 a=5 인 DP에 표본 n=45 개가 관측되었다. 사후평균에서 사전 추측 P0 의 가중치는?
wn = a/(a+n) = 5/(5+45) = 0.1. 즉 사후평균은 사전 추측에 10%, 경험분포에 90% 가중을 둔다. 자료가 늘어날수록 wn 은 0으로 가고 추론은 점점 자료(경험분포)에 의해 지배된다. a 를 "사전에 가진 가상의 관측 5개"로 읽으면 직관적이다.
DP에 관한 초기 연구 이후 비모수 베이즈 분야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DP는 여전히 이 분야의 초석이지만, 여러 방향으로 일반화되었고 데이터 생성 모형 전체라기보다 더 큰 구성의 building block으로 자주 쓰인다. DP 혼합(Mixtures of DPs, MDP)은 계층모형에서 널리 쓰이며 보험계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된다. DP의 이산성은 자료에서 동률(ties)이 나타날 확률을 만들어, 잠재변수 모형이나 이질성 모형에서 유리하게 활용된다.
DP의 한 일반화로 베타 과정(beta process) [10] 이 있는데, 이는 생존자료나 계수과정(Cox 회귀, 시간비동질 마르코프 연쇄 등) 같은 사건이력 모형의 비모수 베이즈 분석에 쓰인다. 예컨대 개인이 단계 1(취업)·2(실업)·3(은퇴 또는 사망) 사이를 전이율 함수 hi,j(s) 에 따라 움직인다고 할 때, 누적전이율 함수에 베타 과정 사전분포를 둘 수 있다. 적절한 모수 선택 시 베타 과정에 연관된 분포가 곧 DP가 된다. 이 경우 베이즈 추정량은 각각 Nelson–Aalen 추정량과 Kaplan–Meier 추정량의 일반화가 된다. 신뢰도이론과 디리클레 과정의 연결에 관해서는 Zehnwirth [22] 를 참고하라.
디리클레 과정(Dirichlet Process, DP)은 분포에 대한 베이지안 사전분포로, 군집 수를 사전에 지정하지 않아도 되는 비모수 베이지안 방법론이다. 국내 보험 계리에서 직접 활용되는 사례는 아직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계약자 집단의 이질성(heterogeneity)을 모형화하는 무한 혼합 모형(infinite mixture model)의 이론적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틈새 보험 종목이나 소형사의 준비금 산출에서 군집 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수단으로 잠재적 적용 가능성이 있다.
DP 혼합 모형은 신뢰도이론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보험계약자를 위험군으로 나눌 때 군집 수와 군집별 위험 모수를 동시에 데이터에서 추정하므로, 사전에 군집 수를 고정해야 하는 k-means나 유한 혼합 모형보다 유연하다. 단체보험 경험요율 산출에서 집단별 사고율 분포의 군집 구조가 불명확할 때 DP 혼합이 유리한 대안이 된다.
IFRS17·K-ICS 체계에서 위험 동질성 집합(PAA/BBA)을 구성할 때 계약을 군집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DP 기반 군집화는 초모수(concentration parameter α)를 통해 군집 생성 경향을 조절할 수 있어, 기존 규칙 기반 세분화보다 데이터 주도적 계약 집합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계산 복잡도가 높아 실제 도입 시 변분추론(VI)이나 붕괴 깁스 표본추출(collapsed Gibbs) 등의 근사 기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DP의 중국 음식점 과정(CRP)은 신규 계약이 기존 위험군에 배정될 확률이 해당 군의 크기에 비례하고, 새 위험군을 형성할 확률도 양(+)의 값을 유지함을 표현한다. 이는 크레딩 모형(Bühlmann-Straub)에서 신규 집단에 전체 포트폴리오 평균을 부여하는 논리와 유사하다. DP를 통해 이 과정을 확률론적으로 엄밀히 정식화하면, 경험 데이터 축적에 따라 위험 군집이 자연스럽게 분화·통합되는 적응적 신뢰도 모형을 구성할 수 있다.